국내 유일 안티모니 생산…"연간 수백 톤 공급 추진" 고려아연이 핵심광물이자 전략광물자원으로 불리는 안티모니(안티몬)의 미국 수출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미국 수출을 통해 국가경제와 안보, 글로벌 탈중국 공급망 안정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티몬은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28개 중 하나로 납축전지와 케이블 피복, 반도체, 적외선 장치, 방산품, 난연제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무기 제조의 원료로 사용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서도 중요하게 관리하는 전략광물자원이다.
무기와 반도체, 배터리 등에 쓰이는 희소금속인 안티몬은 전 세계 최대 생산국가인 중국이 지난해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자원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 상무부가 미국의 규제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안티몬와 관련 기술의 대미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원무기화 하면서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 등 여러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안티몬 매장량(2023년 기준 64만톤) 국가이자, 세계 최대 안티몬 생산국가(2023년 기준 4만톤)이다.
고려아연은 순도 99.95%의 고순도안티몬을 생산하는 기술력을 보유했다. 생산한 안티몬의 70%는 국내 기업들에, 나머지 30%는 해외에 판매한다. 지난해는 3604톤(전년비 14.5% 증가)의 안티몬을 생산했다.
고려아연이 안티몬 사업에 뛰어든 건 2014년이다. 안티몬이 핵심광물로서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를 연 생산 과정에서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향상과 친환경 양쪽에 모두 도움이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고려아연은 연간 수백톤을 미국에 수출한 뒤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주요 국가 가운데 미국은 중국산 안티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만큼,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의 방위소프트 업체인 가비니(Govini)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에서 안티모니를 사용하는 부품은 6335개에 달한다. 가비니는 "안티모니와 갈륨, 게르마늄 등은 총알과 케이블, 적외선 기술, 전기차 배터리 등을 포함한 군용 및 민간제품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며 "중국 수출통제로 광물 확보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내 안티모니 공급망 2768개 중 2427개가 중국 업체다.
안티모니의공급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은 최근 아이다호주(State of Idaho)의 안티모니와 금 광산 채굴을 허가했다. 해당 광산이 2028년 개장하면 미국 내 연간 안티몬 수요의 약 35%를 충족시킬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고려아연이 안티모니 수출이 본격화하면 수급 안정화과 수입처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려아연은 지속해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국가경제와 안보, 나아가 전 세계 주요 광물의 탈중국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비철금속 제련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등에서도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