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차 변론기일이 윤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4분 만에 끝났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정계선 헌법재판관을 대상으로 한 기피 신청도 기각했다.

헌법재판소는 14일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1차 변론을 열었지만 양쪽 당사자 및 대리인들의 출석 여부만 파악한 뒤 4분 만에 재판을 종료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았으므로 헌재법에 따라 변론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2일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헌재법 52조에 따라 다음 기일에도 피청구인이 불출석할 경우 그 기일에는 심리가 가능하다. 문 권한대행은 "다음 변론 기일은 이미 지정한 대로 16일 오후 2시에 진행되고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더라도 헌재법에 따라 변론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재판관 회의를 소집해 기피 신청과 변론기일 일괄 지정에 대한 이의신청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모두 기각했다. 문 대행은 "재판관 한 분에 대한 기피 신청이 들어왔고 그분을 제외한 7명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피 신청을 기각해 결정문을 오전에 송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전날(13일) 정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변호인단 측은 "정 재판관의 남편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위 법인 이사장이 국회의 탄핵소추대리인단의 공동대표인 김이수 변호사"라며 "재판관에게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헌재법 24조 3항)에 해당해 기피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변론 개시에 대한 이의신청서, 증거채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 변론기일 일괄 지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문 대행은 5차 변론기일까지 일괄 지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헌재법 30조 3항, 헌재 심판규칙 21조 1항에 근거한 것이며 형사소송규칙을 적용한 바가 없다. 왜냐하면 이곳은 헌법재판소이지 형사 법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이 헌재법 제40조와 형사소송법, 형사소송규칙을 근거로 기일 일괄 지정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변론 종료 후 헌재의 재판관 기피신청 기각, 변론기일 일괄 지정 등에 대한 결정을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대리인 역할을 맡은 윤갑근 변호사는 "헌재가 별다른 이유 없이 기피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헌법재판이라는 이유로 형사소송규정을 준용하지 않는 것은 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법을 집행해야 할 헌재가 월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은 '재판 지연'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어떻게든 체포, 구속과 탄핵 인용을 늦추려는 지연 술책"이라며 "살인마 전두환조차도 무력 농성을 하며 저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정혜경 진보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헌재 불출석, 세계사의 수치로 남을 일"이라며 "전 세계 어디에도 탄핵소추된 국가 원수가 절차를 지연시킨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질타했다.

김세희·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의 모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의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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