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왼쪽)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밀레이(왼쪽)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미의 병자' 아르헨티나가 부활 조짐이다. 광대한 영토에 풍부한 지하자원으로 20세기초만 하더라도 손꼽히는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페론주의'로 대표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 인해 몇차례나 경제위기를 당했다. 물가가 연평균 190% 뛰는 등 민생이 피폐했지만 2023년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덕분에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클라린 등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일 밀레이 정부가 2024년 추진한 경제 개혁의 성공이 경제 안정화 및 성장을 위한 견고한 프로그램 시행을 가능하게 했다며 "최근 가장 인상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재정적자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바닥을 기는 페소화 가치로 만신창이였다. 1944년부터 2023년까지 물가는 연평균 190% 상승했고, 정부는 무려 아홉차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지난 10년동안 1인당 국민소득은 10.4% 뒷걸음쳤고, 신용도 하락으로 비싼 이자를 줘야 겨우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페소화 가치는 땅에 떨어지고, 정부가 정한 공식환율과 시중환율이 큰 차이가 있는 이중환율제가 일상화됐다. 이전 좌파 정부는 가격 및 자본 통제, 수입 수량 제한, 수출세 등으로 대응했으나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이렇게 암울했던 아르헨티나에 희망의 빛이 든 건 밀레이 정부의 출범 이후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을 존경한 밀레이는 전기톱으로 규제를 쓸어버리겠다며 강도높은 개혁에 착수했다. 의회와 충돌하면서도 경제조정법안을 통과시키고 연료·교통 보조금 삭감, 은퇴자 연금 동결, 생필품 가격통제 폐지, 대학 재정지원 축소 등을 단행했다. 정부 부처 수를 18개에서 9개로 축소하고, 7만명의 공무원도 줄였다. 법정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 격차 해소를 위해 달러당 페소화 가치를 50% 이상 평가절하했다. 비효율 국영 기업을 민영화하고 노동·연금·교육개혁에도 나섰다. 그 결과 2024년 연방 예산 지출을 30%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재정수지가 16년만에 처음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도 점차 잡혀가는 추세다. IMF는 아르헨티나 성장률이 올해 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 등은 강도높은 구조개혁에 여전히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밀레이 정부가 아르헨티나를 정상국가로 되돌려놓는데 성공할지는 이들을 설득하고 허리띠 줄이기에 동참시킬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밀레이의 개혁을 모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밀레이처럼 연방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리더 한 사람이 국가를 흥하게 할 수도, 반대로 망하게 할 수도 있음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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