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 이어 파킹클라우드까지 매각… 2번이나 투자금 회수
2022년 프리핀스 또 창업… 벌써 성공적 금융매칭 사례 나와

신상용 프리핀스 각자대표. 프리핀스 제공
신상용 프리핀스 각자대표. 프리핀스 제공


신상용 프리핀스 각자대표

신상용(사진) 프리핀스 각자대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2번이나 성공한 베테랑 사업가다. 그는 주차관리 시스템 전문업체인 일본계 아마노 코리아에서 기술영업으로 일하면서 주차 관련 인사이트를 쌓았고, 롯데렌탈 카셰어링 전문 자회사인 '그린카' 초기 멤버로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다. 그린카를 롯데렌탈에 매각하면서 신 대표는 첫번째 '엑시트'에 성공했다. 그는 다시 창업에 도전, 스마트 주차 솔루션 '아이파킹'을 렌털하는 '파킹클라우드'를 설립했다. 아이파킹 솔루션은 자동차가 주차장에 진입하면 번호판을 인식해 차단기를 열어주고 주차시간을 기록해 자동으로 금액을 정산하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월드타워, 해운대엘시티 등 초고층 빌딩과 이마트, 홈플러스, 스타벅스, KT, 교보타워, 여의도IFC, 영등포타임스퀘어 등을 비롯해 전국 4400여개(2021년 기준) 주차장 네트워크를 관리할 정도로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업이었다. 신 대표는 파킹클라우드를 SK E&S에 매각하면서 두번째 '엑시트'를 이뤄냈다. 공교롭게도 신 대표가 2번의 '엑시트'를 달성한 그린카, 파킹클라우드 모두 '렌털'과 연관이 있는 기업이다. 신 대표는 "렌트카의 경우 차량을 매입하고 운영하고, 차량관리를 하고, 결제나 청구, 만기 후 회수 처분 등을 해야 하는데 이를 관리할 솔루션이 없었다"며 "자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입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가 렌트카 관리 솔루션을 개발한 경험은 파킹클라우드를 창업하고 아이파킹 솔루션을 개발하는 밑거름이 됐다. 신 대표는 "아이파킹 솔루션을 주차장 관리 고객사에 장기 렌털을 해주는 방식이다. 솔루션을 공급하면 유지보수하고 서비스 과금을 하고, 만기 시 재계약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인데 시중에 유통되는 렌털 관리 솔루션을 찾아봤더니 쓸 만한 게 별로 없었다"며 "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또 렌털 관리 솔루션을 자체 개발 했다"고 밝혔다.

신상용(오른쪽)·김병석 프리핀스 각자대표. 프리핀스 제공
신상용(오른쪽)·김병석 프리핀스 각자대표. 프리핀스 제공


신 대표는 파킹클라우드까지 엑시트로 마무리한 뒤 '렌털 관리 솔루션'에 주목했다. 신 대표는 "그래도 그린카나 파킹클라우드는 직접 투자를 해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신생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장 조사를 했을 때도 렌털 시장은 100조원 이상 되는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50% 가량은 중소 렌털 사업자였다. 이들은 지금도 대부분 수기나 엑셀 프로그램으로 렌털을 관리하고 있고, 청구·입금 관리도 정확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신 대표는 렌털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2022년 '프리핀스'를 창업하고, 렌털전환 솔루션인 'FRP'를 개발했다. 프리핀스는 '자유(Free)', '금융(Finance)', '해결책(Solution)'을 조합해 만든 사명이다.

사명에 '금융'이 들어간 이유는 프리핀스가 단순히 렌털 관리 솔루션만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는 스타트업·중소기업이 장비나 물품 구매에 큰 비용을 들이던 것을 렌털로 전환해 초기 비용을 줄이는 기능을 하면서, 렌털 기업의 자금 확보 금융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비즈니스다. 현대카드·캐피탈 금융본부장 출신인 김병석 각자대표와 공동경영할 뿐 아니라 직원들 중 상당수도 핀테크와 금융 출신 IT 전문가들이다.

신 대표는 "제가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 스타트업이나 다른 중소기업이 겪지 않을 수 있도록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관리 프로그램이 없다는 불편 외에도 금융조달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은 기업들은 재무제표가 그닥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담보를 제공할 능력도 안 되니 금융권에서는 지원을 안 해준다"고 짚었다. 신 대표 역시 파킹클라우드를 운영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주차장 솔루션 매출을 담보로 대출을 추진했으나 금융권은 데이터 베이스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진행이 안됐다.

신 대표는 "FRP를 쓰면 렌털 기업의 데이터가 축적이 되고, 이 데이터를 담보로 금융을 매칭하면 스타트업들이나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좀 더 유리한 조건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프리핀스는 대안신용평가 이런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매출 데이터를 근간으로 금융을 일으키는 굉장히 현실적인 금융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핀스가 금융에 파트너사의 데이터를 제공하면 금융권도 실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파트너사는 추가 금융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돼 양쪽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그동안은 신뢰도를 문제로 전혀 금융이 개척되지 않았던 렌털 시장이 안정적인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상용·김병석(가운데) 각자대표와 프리핀스 직원들. 프리핀스 제공
신상용·김병석(가운데) 각자대표와 프리핀스 직원들. 프리핀스 제공


신 대표는 "엑시트를 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고 있을 때 후배 벤처인들이 금융을 잘 몰라서 사업을 키우고 싶어도 키우지 못하는 상황을 알게 됐고, 파트너사를 지원하면서 프리핀스도 함께 성장하겠다는 취지로 FRP를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프리핀스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벌써 성공적인 금융 매칭을 이뤄낸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국 고시원의 요금·시설 정보, 확장현실(XR) 모바일 룸투어, 입실 결제 기능 등을 제공하는 독립생활 앱서비스 프롭테크 스타트업인 '고수플러스', 마라탕 프랜차이즈 운영사 지앤지유니버스,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 등이 프리핀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공간 공유 플랫폼 기업 TPZ(더프라자)와는 '1인 골프스튜디오 렌털창업'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신 대표는 "렌털은 기업 성장에 필수가 되리라 생각한다. 아이파킹 솔루션도 일시불 형태로 판매할 때는 월 판매량이 30개 수준이었으나 렌털로 전환한 뒤 월 평균 150개 이상 판매했다"며 "그리고 렌털 순환을 데이터로 담보를 제시하니 금융권 대출도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2번의 엑시트를 성공한 신 대표는 프리핀스도 잘 키워서 엑시트를 하겠다는 목표 대신 프리핀스를 '선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프리핀스가 성장하려면 렌털 기업이 성장해야 하고 렌털 기업이 성장하려면 렌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어야 하는 만큼 선순환 렌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엑시트를 하든 안하든 좋은 서비스는 계속 남아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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