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민전, '반공청년단' 출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주선 "'尹 청년들과 연대' 외신 주목…한남동 밤샘시위한 이들" 무장조직 '백골단' 자칭, "핵심조직"이라 밝힌 단체 대표 폭력진압 상징 본뜬 단체에 野 "분변 못가려" "무자격 의원"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주선하면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반공청년단 단장인 김정현씨는 30여명의 청년 남성으로 구성된 '백골단'이 핵심 조직이라고 회견에서 스스로 밝혔다.<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갈무리>
내란수괴 혐의 수사 거부 중인 윤석열 대통령 사수 집회를 벌이며 물리력 행사까지 암시한 청년단체를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9일 공식 소개했다가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백골단'을 자칭한 청년모임을 "핵심 조직"으로 삼은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 주선한 탓이다.
백골단은 1985년 창설됐던 것으로 알려진 경찰 사복체포부대의 별칭으로, 1980~1990년대 시위 강경·폭력진압으로 악명이 높았다. 해골을 연상케 하는 '하얀 헬멧'이 상징이다. 학생운동권 등이 더불어민주당 등은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바보 같은 사람들"이라며 여당 의원 자격도 문제삼았다.
앞서 김민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공청년단 단장으로 스스로를 소개한 '백서스정책연구소 소장' 김정현씨(42)는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며 자신들은 민주노총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진입 시도에 대응해 조직됐다고 밝혔다.
김정현씨는 또 경찰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중단을 요구하면서 "대한민국은 법치가 무너지고, 헌법 가치를 근거로 민주적 절차를 따르는 게 아니라 목소리 큰 사람, 약육강식 세계가 됐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강한 이미지를 가진 백골단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골단 조직설에 관해 그는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확인했다. '백골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엔 "평화적인 시위에 백골단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부정적"이라면서도 "긍정적, 부정적 요소를 둘 다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 제기 활동도 벌여왔다.
최근 대통령 관저 인근서 '계엄 합법, 탄핵 무효' 집회 중인 강성 윤 대통령 지지자들 가운데 300명 가량이 '민간 수비대'를 조직해 회자된 바 있다. 이 중 20~30대 남성 30여명이 자칭 '백골단'을 조직했고, 이들은 하얀 헬멧과 "멸공(공산주의를 멸함)봉"으로 불리는 경광봉, 보호대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정현씨는 사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핵심 조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페이스북 게시물·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갈무리>
실제로 이들은 하얀 헬멧을 쓴 채 회견에 임했다. 김민전 의원은 "눈보라가 휘날리는 밤을 지새우며 한남동에서 시위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해드리려 한다"며 "로이터에 '윤 대통령이 젊은 청년들과 연대를 맺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이들이 그 청년들의 대표주자 중 한분들이 아닐까"라고 반겼다.
야권은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박창진 부대변인 논평에서 반공청년단을 내란수괴 옹호자라고 몰아세웠다. 또 "백골단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바보같은 사람들을 누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웠냐"며 "윤석열 공천개입이 낳은 무자격 국회의원"이라고 김 의원을 힐난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으로 "김 의원의 정치깡패 동원 시도 의혹"며 "백색테러를 무수히 자행한 '서북청년회' 부활로도 읽힌다. 정치깡패를 부활시켜 결국 윤석열을 방탄하겠단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부와 사법당국에 "정치깡패 조직화를 신속히 조사하라"고, 국민의힘엔 '김 의원 징계'를 요구했다.
김 의원과 같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도 김 의원에 대해 "내란 수괴 윤석열을 옹호한 걸로 부족했나. 영장집행 과정에 무력 충돌을 야기하려는 속셈이냐"며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폭력으로 위협하는 위헌적 행태"라고 질타했다. 또 "교육위에서 당장 나가라"며 여당에도 입장을 요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떻게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단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와 그들을 홍보해주나.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르냐"며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김 의원을 겨냥했다. 여당에도 '김민전 옹호' 입장인지 추궁했다.
한편 김 의원은 "기자회견 철회" 입장을 냈다. 그는 페이스북으로 "다수 윤 대통령 지지 청년들의 입장을 제대로 읽지 못함은 물론, 기자회견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송구스럽다"며 "자발적 평화시위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폭력적 시위단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