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주재 롯데그룹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사장단들의 표정은 사뭇 무거웠다. 지라시(정보지)발(發)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른 엄중한 분위기와 고조되고 있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입은 굳게 닫혔고 눈빛은 심각했다.
이날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은 취재진 도착 전인 오전 11시께, 회의가 열리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로비로 들어섰다.
이어 12시에서 1시 사이 타마츠카 겐이치 일본롯데 대표,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박익진 롯데온 대표 등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내용이 논의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도 "가이드가 따로 없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입장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역시 묵묵부답, 심각한 표정으로 일관한 채 취재진 앞을 재빠르게 지나갔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내 사무실에서 내부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의장이 있는 31층으로 이동했다.
신 회장과 이들 사장단은 회의에 앞서 AI(인공지능) 혁신을 주제로 한 'AI 과제 쇼케이스'를 참관했다. 행사에는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해 AI 우수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이멤버를 활용한 회의록과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을 시연하고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 플랫폼 '에임스'(AIMS)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소개했다. 또 롯데건설은 안전 관리에 AI 기술을 적용한 사례와 구체적인 기능을 알렸다.
이어 오후 1시33분께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룹의 사업 방향과 전략 점검을 위한 논의가 4시간 여 동안 이어진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과 내수 경기 침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 등 경영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만큼, 롯데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 VCM인 만큼, 신 회장의 메시지는 롯데의 위기 대처 방향과 지속 성장을 담보할 미래 사업 추진 방안 집중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을 겪은 만큼,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올해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며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한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 재무건전성 강화,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 인공지능(AI) 내재화 등을 이룰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한편, 롯데는 매년 매년 상반기(1월)와 하반기(7월) 두차례 VCM을 개최해 오고 있다. 통상 상반기 VCM에서는 전년도 경영성과를 돌아보고 당해 경영 목표를 수립해 공유해 왔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 제공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가 9일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들어오고 있다. 회의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시작됐다. 사진= 김수연기자newsnews@dt.co.kr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9일 오후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 김수연 기자newsnews@dt.co.kr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가 9일 오후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 김수연 기자newsnews@dt.co.kr
김해철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대표가 9일 오후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 김수연 기자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