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강타한 대형 산불에 각계 유명 인사들의 호화 저택도 큰 피해를 입었다. 할리우드 시상식이나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를 대규모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복구 지원을 명령했다.
9일(현지시간) AP 통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가족이 사는 말리부의 420만 달러(약 61억원)짜리 주택이 이번 사태로 전소됐다.
이 매체는 자체 입수한 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들이 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흰색 건물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그을린 석재더미와 여태 서 있는 굴뚝 두 개만이 있을 뿐이었다"고 전했다.
헌터는 아내 멜리사와 함께 바다가 보이는 스튜디오가 딸린 이 집에 살면서 그림을 그려 생활비를 충당해 왔다. 그는 집주인에게 매달 1만5800달러(약 2300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데일리메일은 덧붙였다.
최대 피해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유명한 초호화판 주택 밀집지역이었던 까닭에 헌터 부부 외에도 유명인사 다수가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할리우드 배우 앤서니 홉킨스와 존 굿맨, 마일스 텔러 등도 피해자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홉킨스와 굿맨의 집은 목조건물이었던 탓인지 완전히 불타 거의 흔적만 남은 수준이다.
영화 탑건 매버릭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오른 텔러 역시 2023년 4월 750만달러(약 109억원)에 구매한 집이 완전히 불탔다. 호텔 체인 힐튼 그룹의 상속녀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 등 유명인사 다수가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데일리메일은 덧붙였다.
불이 걷잡을 수없이 번지면서 LA의 대표적인 명소인 할리우드 지역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시상식과 영화 시사회 등도 취소됐다.
오는 12일 예정됐던 크리틱스 초이스(Critics Choice Awards) 시상식이 산불로 인해 26일로 연기됐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는 1996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대중문화 시상식으로, 아카데미상(오스카),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과 함께 북미의 영화·TV 분야에서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
패멀라 앤더슨이 주연한 영화 '라스트 쇼걸' 개봉과 파라마운트의 뮤지컬 영화 '베터 맨' 시사회 일정도 이번 산불로 취소됐다.
넷플릭스는 골든글로브 수상작 '에밀리아 페레즈'의 기자회견을 취소했고,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자 공개는 라이브 방송 대신 보도자료 배포로 대체됐다.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ABC 방송은 '그레이 아나토미', '닥터 오디세이', '지미 키멀 라이브' 등의 제작을 중단했다. 워너브라더스는 버뱅크 스튜디오의 제작을 중단했고, 유니버설은 10일 예정했던 회장 주최 파티를 취소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는 강풍과 화재로 하루 종일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