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관저에서 도주 제보" 尹측 "악의적이고 황당한 말" "의원 한 말이라니 안타까워"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한남동 관저를 빠져나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야당 의원뿐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도피'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제보자는 '군관계자'로 군 내부에서도 일부만 해당 의혹을 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악의적 소문'이라고 반발했다.
'12·3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관저를 빠져나갔다는 제보는 어제 밤에 받았다"며 "제보자는 군 관계자"라고 밝혔다. 다만 제보자의 지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안 의원은 "그걸(윤 대통령의 도피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 명 안 되기 때문에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부연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에 대해선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경찰이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들은 정보로는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서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며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아마도 이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서 제3의 장소에 있지 않은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도 비슷한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제 들은 바가 있다"며 "한남동 관저에 있으면 굳이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고 얘기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안 의원은 "공수처장 말이나 경찰 브리핑을 들어보면 제3의 장소로 피신하지 않았는가 싶다"고 덧붙였다.
오동운 공수처장도 전날(8일) 윤 대통령의 도피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오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도망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에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어 "정확히 보고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차량에 관한 이야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관저를 나와 다른 공관에 들어갈 경우 체포할 수 있느냐는 말에는 "그런 부분 보고를 들었고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수사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도주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윤 대통령 측은 "있을 수 없는 선전, 선동"이라고 반발했다.
윤갑근·배보윤·송진호 변호사 등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한국콘퍼런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어제 저녁 관저에서 대통령을 만나 뵙고 왔다.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내용들을 상의드렸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어 "어젯밤부터 국회에서 대통령이 도피했다는 악의적이고 황당한 괴담을 퍼뜨리는 일이 생겼다"며 "정말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해서 안타깝고 통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동선을 일일이 알 수 없으나 관저에만 계신 걸로 안다"고 언급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