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까지 11일을 남겨 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폭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선되자마자 캐나다가 무역적자의 원흉 중 하나라며 캐나다로부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이 불씨가 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최근 사임을 발표했다. 연정 파트너의 장관들 사이에서트럼프의 관세 공세에 트뤼도 총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발이 나오면서 직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캐나다 총리를 '날린'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해야 한다는 발언도 계속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의 51번 째 주가 되면 캐나다가 더 안전해질 것이며 캐나다 국민에게도 이익이라는 주장을 편다. 엄연한 주권국가로서 태생이 다른 캐나다를 미국에 병합해야 한다는 '엄청난' 말을 트럼프 당선인은 자못 진지하게 한다. 이를 두고 '과연 트럼프다운 아이디어이자 발언'이라는 세평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캐나다 합병만큼 놀랍지만, 만약 협상을 한다면 캐나다 합병보다는 현실성이 좀 높아보이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와 함께 그 옆에 있는 있는 세계 최대 섬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여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정부 때도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팔라고 제안했었다. 미국 서부와 동부를 연결하는 물류 동맥인 파나마운하도 다시 미국 영향권 아래 들어와야 한다고 말해왔다.

급기야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해 군대 투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는 북극해와 대서양에 걸쳐 있고 유럽으로부터 외풍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파나마운하는 지난 수십년간 중국이 개량과 확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 미국 물류기업들은 파나마에 너무 비싼 통행료를 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런 배경을 업고 트럼프 당선인이 파나마 소유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개인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보증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보증할 수 없다. 하지만 경제적 안보를 위해 (군사력 사용이) 필요하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캐나다에 대해서도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어떠냐"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는데, 이날 캐나다에 대해서는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수단만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캐나다 합병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그어진 (국경)선을 없애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그게 (캐나다의) 국가 안보에도 훨씬 좋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캐나다를 보호하기 위해 연간 수천억 달러를 쓰면서 무역 적자에서도 캐나다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더 큰 국가 안보 목적이 필요하다"며 "그린란드에는 4만5000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대해 어떤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른다"며 "만약 덴마크가 그런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 덴마크가 그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으로의 편입 투표를 할 경우 덴마크 정부가 이를 방해한다면 덴마크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상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