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비(왼쪽부터)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 이영우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 참석했다. [한국은행 제공]
안용비(왼쪽부터)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 이영우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 참석했다. [한국은행 제공]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2024년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기존 예측치인 900억달러를 뛰어넘어 8년 만에 최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보호무역기조 영향에 올해 수출 증가율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약 13조53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같은해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1년 만에 적자(-2억9000만달러)를 낸 뒤 5월(89억2000만달러)·6월(125억6000만달러)·7월(89억7000만달러)·8월(65억2000만달러)·9월(109억4000만달러)·10월(97억8000만달러)에 이어 7개월 연속 흑자다. 11월 흑자액은 10월보다 약 5억달러 줄었지만, 전년 11월(38억9000만달러)보다는 많았다. 12월 집계가 남은 가운데 한은의 연간 전망치(900억달러)에 64억6000만달러 부족하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흑자 규모는 조사국 전망치 9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1~11월 누적 경상수지(835억4000만달러 흑자)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번째 기록이다. 양호한 흑자 흐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송 부장은 반도체 수출에 대해 "고부가가치, 고사양 반도체는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며 "통상환경 불확실성과 중국과의 경쟁, 그간 수출이 좋았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증가세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증가세 자체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수출 전망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송 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관세 영향과 실제 시행 시기, 정책 강도, 주변국 대응을 면밀히 지켜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품수지 수출은 571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2% 증가했다. 2023년 10월 이후 1년 2개월째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4%)보다 둔화하는 추세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이 늘었다. 반면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등에서 수출이 줄었다. 한은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는 수요가 탄탄하게 지속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됐고, 석유제품은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가격 요인이 작용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승용차의 경우 부품업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동남아(9.1%) 국가로 수출이 늘고, 미국(-5.2%)·일본(-2.4%)·중국(-0.7%)으로의 수출은 줄었다. 수입은 473억5000만 달러로 4.4% 줄었다. 석유제품(-19.4%)·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해 총 경상수지가 기존 전망치인 900억달러 흑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부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통관 기준 수치 등을 보면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 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부가가치·고성능·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에 의해 반도체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들어서 수출 증가율이 낮아질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환경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주력 품목을 중국과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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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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