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이 유행하면서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독감이 유행하면서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비상이 걸렸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52주 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73.9명으로 급증해 2016년 최고 정점(86.2명)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모니터링에 들어갔으나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양상이다. 특히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급증하고 있다.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는 A형이 가장 많다. A형 독감은 38도 이상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이 특징이다. 이렇게 독감이 유행하다보니 병의원급 소아청소년과, 내과, 이비인후과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독감 유행이 봄철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북부에서 유행하고 있는 호흡기 감염병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HMPV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RNA 바이러스다. 주로 노인, 영유아,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을 감염시켜 기관지염, 폐렴 등의 급성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과거 사스(SARS)와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았듯 전염병은 국경을 초월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안 그래도 의정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병원마다 필수과목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A형 독감에다 중국발(發) 호흡기병까지 겹친다면 그야말로 '트윈 데믹'이 현실이 되어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매우 어수선한 시기다. 그렇다고 과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의 고통을 또다시 겪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일수록 보건 당국은 중심을 제대로 잡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데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독감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등 선제적이고 빈틈없는 대응으로 감염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철저한 검역, 유사 증상 환자의 초기 진단 및 추적 관리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보건 당국과 국민들이 서로 협력해야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 국민 개개인들은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독감 백신을 접종해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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