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전환 "수출 1.5%로 쪼그라들것" 예상 "대내외 불확실성 안정적 관리" 트럼피즘 직격탄을 맞은 한국 경제가 올해 저성장의 늪에서 허덕일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8%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마저 1%대 증가에 머물고, 흑자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악화일로의 수출이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되는 셈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7월에 내놓은 전망치 2.2%보다 0.4%포인트(p) 낮춰 잡았다. 약 2%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경제 성장전망은 2%대를 간신히 넘겼다. 상반기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이 하반기에 둔화하고, 내수 회복마저 더딘 탓에 2.1%로 예상했다.
정부의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놓은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1.9%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를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2.0%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통상 정부의 경제전망에는 성장률 상승에 대한 정책 의지를 담는 만큼 다른 전망기관보다 높게 제시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올해 1.8% 성장은 한은이 지난달 19일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을 2%로 추정한 것에 비해 낮다. 올해 1%대 성장을 기록할 경우 사실상 3년 평균 1%대 성장률에 그치게 된다. 한국은 2023년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1.4% 성장한 바 있다.
특히 수출이 초비상이다. 기재부는 2024년 8.1%로 늘어난 수출이 2025년엔 1.5%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장벽과 반도체 업사이클 조정 등 여파로 증가세가 크게 약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기재부는 "고성능 반도체, 조선 등은 양호한 흐름이 유지되겠지만, 범용 반도체, 석유화학 등 경쟁 심화 품목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수입은 1.6%로 내다봤다. 소비·설비투자의 완만한 개선으로 증가 전환을 예상하면서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제약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올해 800억달러 흑자가 발생하고, 소비자물가는 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오름세가 점차 둔화하면서 2% 이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상세브리핑에서 "수출은 대외 요인으로 인해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내수는 고물가, 고금리 완화에도 불구하고 건설부진, 경제심리 위축이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책 목표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한 안정적 관리를 내세웠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10여일을 앞둔 가운데 국내의 정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가용재원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공공부문 가용재원으로 18조원(정책금융 12조원 및 재정·공공 추가투자 6조원), 상반기 민생·경기사업 약 85조원의 40% 이상을 1분기 집행하기로 했다. 추경 편성 가능성도 닫지 않았다.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추가 경기보강방안에 추경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무역 수지 증감 속도가 계속 둔화되고 있고 글로벌 경제 환경이 상당히 안 좋아지고 있다"라며 "성장률 1.8%라고 하면 당초보다 0.4%p 낮춘 것인데 그것도 사실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반기에 어떻게 하느냐가 달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신용·이민우기자
ssysong@dt.co.kr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