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트럼피즘' 대내외 불확실성 가중
낮은 성장에 고용도 줄어…성장 동력 '시들'
올해 2% 턱걸이…3년 평균 1%대 성장률
높은 가계부채 등 소비 위축 경고음 여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발 국내 탄핵정국과 '트럼피즘'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맞물리며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역사상 유례없는 저성장이 3년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 낮은 성장률에 고용마저 쪼그라들며 성장 동력도 잃어가는 모습이다.

2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을 보면, 정부는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이너스 0.7% 성장을 기록한 뒤 2021년 4.1%로 다시 뛰는 듯했다. 그러나 2022년 2.6%, 2023년 1.4%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2024년에는 2.1% 성장률이 예상했으나, 올해 1%대 성장을 기록할 경우 사실상 3년 평균 1%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국은 2023년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1.4%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가장 큰 규모의 역성장(-5.1%)을 보였다. 그러나 1999년 1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회복했다. 3년 평균 1%대 성장률을 보인 것은 SNA(System of National Accounts)를 기반으로 한국 경제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올해 취업자 수는 12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취업자 수 전망 17만명과 비교해 5만명가량 감소한 수치다. 올해 노동시장이 더 둔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고용률은 62.8%로 보합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고용률마저도 고령층·여성 경제활동 확대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뿐, 생산성은 추락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65세 이상 노년층 등록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5만5000명이 늘었다. 반면, 청년층(15~39세)은 19만명 줄었다. 한국 경제 허리가 속하는 중장년층(40~65세)도 7만8000명 감소했다.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제조·건설업 취업자 수는 감소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는 저성장 장기화에도 민간소비는 올해 1.2%에서 내년 1.8%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이자지출 증가 등 소비 제약요인이 완화되면서 소비의 완만한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 위축 경고음은 여전하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소매유통시장은 올해 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소비심리 개선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령·여성 고용 증가 등 경제활동인구의 구조적 변화도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비는 경기적인 요인도 있지만, 인구감소 영향이 가장 크다"며 "저출산 추세 반전, 고령화 대응 과제들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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