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판관 2명, 4월 임기 만료 법조계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 오는 4월 18일 전 결론 나올수도
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경찰의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 불복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31일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하면서 6인 체제에서 8인 체제로 바뀌어서다. 이런 가운데 기존 재판관 2명은 오는 4월 임기 만료로 퇴임을 할 예정이다. 헌재가 그 전에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수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최 대행은 전날 국회가 지난 26일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정계선·조한창 후보자가 임명됐고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이 보류됐다.
지난해 10월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지 75일 만이다. 헌법재판관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 지명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국회 선출 3명으로 구성되고,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재는 그 동안 전례없는 6인 체제로 운영돼왔다.
이번 임명으로 8인 체제가 된 헌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해소됐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헌재가 탄핵 소추를 인용하려면 재판관 6명의 동의가, 사건을 심리하려면 7명의 출석이 필요해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도 재판관 8인 체제에서 이뤄졌다"며 "어느 정도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헌재는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심리 기간(180일)을 꽉 채울 것으로 관측하지 않고 있다. 오는 4월 18일 전까지 탄핵심판 결론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이 시점에 퇴임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만일 1~2월에 탄핵이 인용된다면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럴 경우 4월 중순 쯤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3월 10일 헌재 선고로 파면됐고, 대선은 같은 해 5월 9일 치러졌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되면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된다. 공직선거법상 규정인 '6·3·3 원칙(1심 6개월, 2·3심 각 3개월 내 처리)'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도, 대법원 판결 이전에 대선을 치를 수 있어서다. 원칙대로라면 내년 2월쯤 2심 결과가, 최종심 결과는 6월 전에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에서도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헌법적 토론과 숙의의 과정을 생략한 최 대행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헌법적 토론과 협의 과정이 생략된 결정"이라고 원론적인 비판을 했다. 다만 최 대행의 결정에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쟁을 벌이다간 자칫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지금와서 뒤집는다고 해서 여야 합의가 없어지지 않는다. 최 대행은 즉시 마은혁 후보자를 포함한 3명의 헌법재판관을 모두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은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대선이 늦어질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대북송금·대장동 개발·위례신도시 개발·백현동 개발·성남FC 후원금·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등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대선 전 이들 사건에 대한 상급심 재판 결과가 나오면 사법리스크는 부각되고, 여권 후보자가 세를 모을 수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관계자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집중 견제도 받는데다 중도층 민심도 '판단유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는 국면"이라며 "헌재에서 빨리 판단할 수 있게끔 민심이 모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