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대은행 증가액 1조608억 올해 新 주담대 모기지보험 적용 한도 상향·전세대출 규제 등 풀어
연합뉴스
작년 한해 5대 은행 가계대출이 약 42조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때 한달 10조원에 육박했던 증가세는 주춤해졌다. 3개월 연속 1조원대에 머물렀다.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력에다,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총량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7~8월 이후 금리 인상, 한도 축소 등으로 높여왔던 가계대출 문턱을 새해부터 낮출 예정이다.
◇주춤해진 가계대출 증가세=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399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692조4094억원)보다 41조9901억원, 11월 말(733조3387억원)보다는 1조608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8월 역대 최대 수준인 9조6259억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집값 상승 기대에 주택 매매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9월에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되고 은행권의 금리 인상과 취급 제한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더해지면서 5조629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수도권 등 주택 거래 급증세까지 꺾이면서 10월(+1조1141억원)과 11월(+1조2575억원), 12월까지 석 달 연속 1조원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12월30일 기준 578조4448억원으로, 2023년 말(529조8922억원)보다 48조5526억원 늘었다. 다만 11월 말(576조9천937억원)보다는 1조4천51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8월(+8조9천115억원), 9월(+5조9천148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 잔액은 11월 말 104조893억원에서 12월 30일 103조9007억원으로 1886억원 감소했다.
31일 수치가 포함돼있지 않긴 하지만,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7월(-1713억원) 이후 5개월 만이다.
2023년 말(106조4851억원)과 비교하면 잔액이 2조5844억원 줄었다.
◇대출 빗장 풀리나= 은행들은 가계대출 문턱을 새해부터 낮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일제히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재개한다. 모기지보험은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것과 같다. 반대로 보험 적용이 다시 이뤄지면 서울 지역의 경우 5000만원 이상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1억원으로 묶여있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확대된다. 신한·우리은행은 한도를 2억원으로 늘리고, 국민은행은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다만 유주택자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는 여전히 하나은행만 내주고 있다. 국민·신한은행은 전 지역에서, 우리·NH농협은행은 수도권 주담대가 막혀있다.
전세대출 규제 역시 완화된다. 1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 취급을 제한해왔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관련 규제를 풀기로 했다.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도 올해부터는 하나은행뿐 아니라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받을 수 있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대출 제한도 대부분 풀린다. 국민은행은 당초 비대면 대출을 막지 않았고, 신한·하나·농협은행이 연말 연초 비대면 대출을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을 재개했으나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 중단은 연장했다.
◇그래도 '깐깐 관리'… 대출 세일은 없을 것= 은행들은 통상 연초에 가계대출과 관련해서 여유롭다.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연간 목표치가 새로 설정돼서 대출 총량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특정 기간 가계대출이 편중되지 않도록 올해에도 관리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특히 작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넘긴 은행에 새해 대출 물량에서 초과분만큼을 깎는 '페널티'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제시한 관리 목표치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작년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은행일수록 올해 가계대출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대폭 축소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3곳과 인터넷은행 1곳, 일부 지방은행이 작년 제출했던 연간 목표치를 초과해 가계대출 잔액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연간 목표치를 초과해 페널티를 적용받게 된다. 특히 우리은행은 작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2000억원(2023년 말 잔액 115조2000억원·작년 말 계획 115조4000억원)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잡았던 터라 초과분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