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조란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습니다.  [자그레브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조란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습니다. [자그레브 AP=연합뉴스]


좌파 성향의 조란 밀라노비치(58·사진) 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치러진 크로아티아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 내달 12일 보수당 후보와 결선을 치르게 됩니다.

크로아티아 국가선거위원회(SEC)에 따르면 1차 투표의 후보 8명 가운데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최대 야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의 후원에 힘입어 99.88% 개표가 끝난 상황에서 49.10%를 얻어 사실상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과반 획득에는 박빙의 차이로 실패했습니다. 집권 보수당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지지를 받는 드라간 프리모라츠는 19.37%로 뒤를 이었습니다.

대선 후보 8명 모두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면서 크로아티아는 1, 2위 후보를 두고 내달 12일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됩니다. 크로아티아 선거법은 확실한 다수표 (50% 이상)를 획득한 후보가 없을 때에는 1차 투표 2주일 뒤에 결선 투표를 치르도록 돼있습니다.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한차례의 재임이 허용됩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선거 결과 발표 이후 지지자들을 향해 "나는 크로아티아의 이익을 위해 분명한 자세로 싸우겠다"라며 2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반면 프리모라츠 후보는 2차 투표가 표심을 결집할 수 있게 됐다며 "위대한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밀라노비치와 내가 1대 1로 겨룬다. 이젠 누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대변하는지가 드러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총리를 거쳐 2020년 대통령에 올랐죠. 뛰어난 언변과 포퓰리즘 스타일로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적들과의 공격적인 소통 방식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사민당의 오랜 지도자인 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리직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유럽 언론들은 밀라노비치를 '좌파나 우파도 아닌 포퓰리스트'라고 평가합니다. 크로아티아의 정치학자인 자르코 푸호브스키는 "밀라노비치에겐 정책의 청사진 따위는 없고 자기 자신의 뜻이 정책"이라며 "그는 일종의 '트럼프 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이에 대해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당인 HDZ의 부패와 인척 주의에 맞서는 투사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통합과 더 나은 삶, 청소년에 대한 보살핌, 연금 수급자에 대한 보살핌 등 크로아티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말합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크로아티아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의전서열은 높지만 독자적으로 정치적 결정은 내릴 수 없습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당선 후에는 HDZ의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와 외교 및 공공 정책을 놓고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습니다. AFP통신은 많은 이들이 이번 선거를 대통령과 총리 간 오랜 불화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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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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