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규모 6.8조… 단위금액 올라
1조원 넘는 단일계약 수출도 3건
"신약 파이프라인 다채… 내년 기대"

제약바이오산업 2024년 기술수출 현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제약바이오산업 2024년 기술수출 현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10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6조8000억원에 달한다. 작년보다 계약 건수는 줄었지만 항체약물접합체(ADC), 자가면역질환, 경구용 치매치료제 등 다양한 질환의 후보물질들을 발굴해 굵직한 계약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건수는 총 10건으로 전년보다 10건 줄었다. 계약규모는약 6조8000억원으로 전년 7조9450억원보다 14.4% 감소했다.

건수와 총 계약규모가 줄었지만 내용은 좋았다. 특히 평균 기술수출 계약 금액이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아리바이오, HK이노엔, 오름테라퓨틱은 단일 계약규모만 1조원이 넘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큰 금액으로 기술수출을 체결한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유망한 후보물질들이 많아 앞으로도 기대 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기술수출은 상반기에 집중됐다. 올초 LG화학은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LB54640을 기술이전했다.

희귀비만증은 포만감 신호 유전자인 MC4R(Melanocortin-4 Receptor)의 작용경로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린 시절에 나타난다. 식욕을 제어하거나 체중을 관리하기 어려워져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힘든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LB54640은 먹을 수 있는 형태(경구형)의 MC4R 작용제로 LG화학이 임상 1상을 진행해, 약물의 용량에 따라 체중이 줄어드는 경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리듬 테라퓨틱스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LB54640의 임상 2상을 도맡게 된다.

단일 계약으로 1조원이 넘는 기술수출도 상반기에 두건 발생했다. 아리바이오는 3월 중국 한 제약사에 7억7000만달러(약 1조200억원) 규모의 먹는 치매치료제 'AR1001' 중국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AR1001은 알츠하이머병의 복잡하고 다양한 병리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다중기전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AR1001과 관련, 삼진제약과 1000억원, 중국 제약사와 1조200억원 규모로 누적 1조120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공동개발한 이중항체 기반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인 IMB-101도 6월 미국 제약사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됐다. 이어 8월에는 중국 화동제약에 기술이전(약 4644억원)하며 올해 총 두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IMB-101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OX40L과, 몸 안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TNF-α(종양괴사인자-알파)의 반응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항체 치료제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IMB-102는 OX40L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막는 단일항체 약물이다. HK이노엔은 공동개발사로, 전체 계약금에서 일정 비율의 수익금을 수령하고 향후 제품출시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를 받는다.

7월에는 오름테라퓨틱이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오름테라퓨틱이 자체 개발한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는 단백질분해제(TPD)를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접목한 차세대 기술이다.

오름테라퓨틱 측은 "항체와 단백질 분해제를 결합해, 기존에 접근할 수 없었던 다양한 의약품 개발이 가능하다"면서 "항체와 결합된 페이로드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돼, 세포 내 표적 단백질 GSPT1을 분해하고 종양세포 사멸을 유발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계약으로 회사는 1조3000억원의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1500만달러(약 208억원)의 선급금과 최대 3개 타깃에 대해 각각 최대 3억1000만달러(약 4300억원)의 추가 옵션과 마일스톤을 받는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비롯해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면역항암제, ADC용 항체도 기술수출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알테오젠은 항암제 제형변경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유망한 것들이 많아 내년도 기대된다"면서 "R&D 투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계약건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아직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국내외에서 투자가 위축돼 있지만 금리인하 등으로 인해 해외 투자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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