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사람 관리'라고 답한다. 물론 조직 구성원이 인사관리의 핵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인사관리의 본질을 정확히 짚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사관리는 단순히 '사람'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人)과 '일'(事), 그리고 '일하는 방식'(시스템·組)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활동이다.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사람)들이 모여도 연주할 악보(일)와 지휘자의 리더십(시스템)이 담보되지 않는 오케스트라라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지금 긴축 경영은 기업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에 인사관리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과거에는 인사부서 비용만을 창출하는 코스트 센터의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인적자원의 개발과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조직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이익 센터로의 역할을 담당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선진 기업들은 인적자원개발(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내고 있다. HRD는 기존의 교육·훈련에서 나아가 개인과 조직의 효과성 향상을 위해 훈련·조직·경력 개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다.
전 세계 190여개국에 진출하고 있는 유니레버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14만명이 넘는 인력을 재편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발전과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미래 적합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현재 역할의 기술 향상(업스킬링)과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교육(리스킬링)이 포함되었다. 이 교육을 통해 유니레버의 직원들은 개개인의 디지털 전문성 향상뿐 아니라 다른 팀과 협업 과제를 수행하면서 미래 인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선두주자인 구글은 또다른 HRD 혁신을 보여준다. '구글러 투 구글러' 학습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지식 교육과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조직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수천명의 직원들은 안드로이드 부서의 직원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앱 개발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위기를 맞은 LX한국국토정보공사의 '부트캠프' 역시 긴축 경영 시대에 HRD가 조직의 성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LX공사는 기존 업무의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력을 새로운 직무에 맞게 재교육하여 IT·SW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부트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LX공사의 교육 과정은 SW 개발, DB 구축, 데이터 분석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교육 참가자들은 민간 IT 기업의 주니어급 개발자 수준 역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조직의 업무 효율성 향상 및 조직과 산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게 되었고, 나아가 이는 정부와 공공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긴축 경영 시대에 조직의 핵심기능으로서의 인적자원 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본다. 첫째, 기존 인력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이를 새로운 역량과 결합해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한다. 둘째, 실무 중심의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인다. 셋째, 명확한 목표하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다.
긴축 경영 시대, 불확실성의 환경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가 미래를 대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인사관리이며,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HRD의 새로운 패러다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