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오너 경영은 1950년생이 주축인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았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코리안리 등의 2세 경영진들은 70세를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 연이어 오너 3세가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눈에 띄는 오너 3세 경영자는 김동원(39) 한화생명 사장, 정경선(38) 현대해상 전무, 신중하(43) 교보생명 상무로, 모두 주력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새 먹거리를 찾는 업무를 하고 있다. 국내 보험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지속가능한 사업을 이끄는 성과를 보고 승계의 방향성을 정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최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신중하 씨가 입사 10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오너 3세 중 오랜 기간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아오다가 임원에 따른 것이다. 신 상무는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된 인공지능(AI) 활용·고객의소리(VOC)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직을 수행한다. AI 기술 기반의 디지털 혁신과 미래 경영 전략을 짜는 역할을 한다.
그는 1981년생으로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한 뒤 2022년 5월 교보생명 차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후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과 그룹데이터전략팀장, 그룹데이터 태스크포스(TF)장 등을 지냈다. 올해 초 경영 임원 후보에 선발돼 1년간 다른 후보들과 같이 육성 과정을 거쳐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교보생명 측은 "본격적인 경영 승계보다는 신창재 의장의 인사 원칙에 따라 착실하게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한화그룹 디지털 팀장에서 한화생명으로 이동해 전사혁신실 부실장과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지내며 디지털 경영에 집중했다. 보험 설계사들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 영업 채널을 선보였으며, 2019년엔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을 출범시키는 작업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으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 행보에 나섰다.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 완성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을 사들인 데 이어, 미국 증권사까지 품는 등 해외 진출 확대에 속도를 높였다.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의 장남인 정 전무는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시작했다. 올 초부터 입사 전 사회적기업 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아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를 맡고 있다. 그는 소셜벤처 지원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2012년)와 임팩트 전문 투자사 HGI(2014년) 등을 세웠다.
정 전무는 ESG경영 및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면서 특히 ESG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 SUPEX추구협의회 사회적 가치(SV) 위원회와 손잡고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함께 관련 스타트업 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하기 위한 도전장도 냈다. 정 전무의 주도 하에 세 번째 도전에 나서는 현대해상은 IBK기업은행, 랜딧, 현대백화점 등과 유뱅크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 무대에 오른 오너 3세들이 내년 경기 악화와 과열된 영업 경쟁, 새 회계 관련 규제 강화 등에 맞서 중장기 수익 사업으로 경영 성과를 내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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