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대서양까지
프랑스 종단 자전거 여행
김희태 지음 / 생각나눔 펴냄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대서양의 거친 물결을 잇는 길 위에서 프랑스의 역사와 자연을 품은 '자전거 여행' 이야기다. 자전거 바퀴를 따라 펼쳐지는 800여km 여정의 기록이자, 미디 운하(Canal du Midi)와 가혼 운하(Canal du Garonne)라는 두 운하를 통해 프랑스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는 에세이다.

평범한 대기업 퇴직자인 저자는 어학연수라는 명목하에 브롬톤 자전거의 두 바퀴로 프랑스 남부를 종단했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르 까날 데 두 메흐 아 벨로(Le Canal des 2 Mers a velo)'였다.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미디 운하와 가혼 운하를 따라 800km 이상을 달리는 자전거 길이었다. 미디는 가혼강(江)이 지나는 툴루즈에서 지중해 도시인 세트까지 이어지는 인공 운하다. 가혼 운하는 이를 대서양과 연결한다. 두 운하를 건설함으로써 지중해에서 대서양까지, 또는 그 반대 방향인 대서양에서 지중해까지 물류가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운하들은 단순한 물길을 넘어 역사적·지정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디 운하를 따라 달리는 길 위에서는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거대한 그늘을 드리웠고,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돌다리와 작은 마을들은 경탄을 자아냈다. 가혼 운하에 이르러서는 포도밭의 향기가 프랑스 남부 지역의 풍요를 노래했다. 여행의 즐거움은 단지 풍경에만 머물지 않았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지역특산품이 가득한 시장에서의 경험, 시골 마을의 빵집에서 느릿하게 즐긴 아침은 저자의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삶이 만들어낸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책은 독자들에게 자전거 바퀴 따라 펼쳐지는 프랑스의 풍경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삶의 리듬도 함께 느끼게 해준다. 이는 독자들에게 설레임과 여운, 자신만의 여정을 꿈꾸게 만드는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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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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