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제조업 및 수출이 내년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과 주요 경제단체·협회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무역협회는 각각 내년 전체 및 내년 초 수출·산업 관련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같은 날 동시에 발표된 세 보고서가 내놓은 진단과 전망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방점이 찍혔다. 먼저 산업연구원은 내년 1월 제조업 업황 현황 서베이 지수(PSI)가 75로 12월 전망치보다 21포인트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7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내년 1월 PSI 전망치는 12월 전망치보다 무려 59포인트 떨어진 65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이날 '2025년 1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지수(EBSI)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 철강·비철금속 제품, 전기·전자제품 등 10개 품목이 기준선을 밑돌아 내년 1분기 수출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협 역시 이날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에서 한국의 내년도 전체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수출증가율 전망치(2.2%)보다 낮은 것이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과 수출이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국제 통상환경 변화, 국내 경기침체 외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리더십 공백과 정책의 비일관성은 경제 주체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필요한 대응책 마련을 지연시킨다. 따라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제조업과 수출 회복의 첫걸음일 것이다. 소모적 정쟁으로 국력을 낭비할 상황이 아니다. 여야는 정치적 갈등이 아닌 초당적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여야정협의체라도 빨리 구성해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국민과 국가를 위한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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