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한국 상황에 관심을 표했다. 저는 한국은 저력있으니 정상으로 돌아올 거다,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렸다."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한달 앞 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만난 한국의 유일한 기업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입을 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 회장을 통해, 한국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트럼프 측 신(新)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만났지만, 머스크는 한국 상황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6시께 대한항공 KE036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정 회장은 수십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 세례를 받았다.

지금 한국은 탄핵 정국 속, 정치권의 '트럼프 2기 대응'이 사실상 공백이다. 그러한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의 초청을 받아,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돌아온 정 회장의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 기업들의 대미(對美) 전략 구상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무게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슈,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한 측근들의 생각, 한미 관계의 방향성, 북핵 등 한반도 이슈 등에 대한 중대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대미 외교 갈증이 극에 달한 대한민국에, 정 회장이 핵심 창구가 된 셈이다.

이날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눴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 드리기 어렵고 10~15분 정도 이야기 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대한 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시각에 대해선 "한국상황에 대한 관심을 표해줬다"면서 "저는 그 사람들한테 대한민국은 저력있는 나라니까 기다려달라, 정상으로 돌아올거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론 머스크 등 다른 인물도 만났는지를 묻자 " 머스크를 만났다"면서 "짧은 인사 정도만 나눴다. 머스크는 한국 상황에 관심 없다"고 했다.

향후 대미 외교에서 '민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선 "거기까진 생각 못 했다"면서 "사업하는 입장에서 제가 맡은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체류 소회에 대해선 "저를 초대해 준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인사들을 소개해줬다"면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고 했다.

또 미국 사업 확대 이야기도 오고 갔냐고 묻자 "미국사업 확대 이야기는 여기서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지 아울렛과 골프장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 그리고 측근들과의 접점을 확보하게 된 것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인선·정책에서 '막후 실세'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 덕분이다. 이번에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총 3박4일 일정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

특히 정 회장은 M&A를 통해 미국 그로서리 시장에서 외형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현지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미국 체류 기간에 트럼프 주니어의 소개로 많은 인사와 만나 사업을 논의하고, 트럼프 당선인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들도 상당수 만나고 왔다는 점에서 현지 사업을 확장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에 있어 유리한 선상에 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마트가 현지에 세운 PK리테일 홀딩스를 통해 유통사업을 전개 중이다. 2018년 PK리테일 홀딩스를 통해 미국 현지 유통기업 '굿푸드 홀딩스'를 인수했다. 2019년에는 '뉴시즌스 마켓'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정 회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는지는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의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릴 트럼프 당선인의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초청 여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정 회장은 "(초청 관련) 연락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정부사절단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오면 (취임식에) 갈 것"이라고 답했다.김수연·이상현기자 newsnews@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을 가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10∼1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동욱기자 fufus@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을 가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10∼1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동욱기자 fufu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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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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