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 47억4500만달러(약6조8800억원) 지원을 확정 받았다. 지난 4월 발표된 예비 지원 규모(64억달러)보다 26% 가까이 감액된 규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효율화를 위해 투자 규모를 축소하면서 보조금이 일부 감액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반도체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이같은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삼성 보조금 감액 관련 "시장 환경과 해당 기업의 투자 범위에 맞춰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삼성 측은 "우리의 중기, 장기 투자 계획은 전반적인 투자 효율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조정을 거쳐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받게 될 보조금 규모는 줄었지만 전체 투자금액 대비 보조금 비중은 약 12.8% 수준으로 TSMC(10.2%), 인텔(7.8%), 마이크론(4.9%) 등에 비해 높은 편이다. 투자의 성격과 보조금 지급 대상 투자금액의 규모에 따라 보조금 지급 비중이 달라진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제 남는 관심은 다음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대표적 입법 성과로 꼽는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이 정확하게 집행될지 여부다. 반도체법은 2년 전 미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아 제정된 법이다.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세우도록 하기 제정됐다. 이 법에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에서 최첨단 프로세서의 5분의 1 가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한다는 목표가 명시돼 있다. 지금은 미국 생산 비중이 제로(0)에 가깝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미 반도체 투자 유치 필요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나 방식 면에서 보조금 보다는 관세를 선호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직전인 지난 10월말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대담에서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주는 대신 수입 반도체에 세금을 부과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가) 정권 인수 전에 (보조금) 지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감사관이 이런 막판 계약을 면밀히 조사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전 정부 시절의 계약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보고 있다. 또 반도체법에 따라 삼성 등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한 텍사스주 등의 공화당 의원들 역시 반도체법 폐기 등에는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박순원기자 ssun@dt.co.kr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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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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