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이면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가 1999년 12월 20일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년이 됩니다. 400년 넘게 유럽의 식민지로 중국의 '부끄러운 역사'이기도 했던 마카오는 이제 중국 일국양제의 '모범생'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카오 주민들은 반환 이후의 경제 발전을 대체로 높게 평가하지만, 성장의 혜택이 균등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카오의 중국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차 지난 18일 마카오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이날 오후 전용기를 타고 마카오 국제공항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시 주석은 공항에서 "지난 25년간 마카오의 특성을 살리는 일국양제 체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거뒀다"며 "일국양제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마카오의 내일은 더 아름다울 것"이라고 연설했습니다.
이어 "중국에 마카오는 애지중지하는 장상명주(掌上明珠·손 안의 진주)"라면서 "마카오에서 머무르는 며칠 동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다양한 친구들과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교류를 나누고 마카오의 발전 대계(大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마카오 띄우기'는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카오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가 경제적 번영입니다.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후 눈에 띄는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다는 사실은 수치로 확인됩니다.
세계은행(WB) 데이터를 보면 주권이 반환된 1999년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은 65억달러(약 9조3000억원)였는데 작년에는 470억달러(약 67조5000억원)로 7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마저도 552억달러(약 79조3000억원)로 정점을 찍은 2018년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규모입니다.
영국령 시절부터 금융 허브 역할을 한 홍콩의 경우 1997년 1774억달러(약 255조원)였던 GDP가 지난해 3821억달러(약 549조2000억원)로 2배가량 커진 것과 비교하면 마카오가 입은 '수혜'는 괄목할 만합니다.
마카오의 성장은 카지노 산업이 주도했습니다.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을 합법화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카지노를 즐기려는 중국 본토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마카오는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1위 카지노 도시가 됐지요.
코로나 대유행에 중국 당국의 카지노 단속으로 도박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은 2022년 한때 4.3%까지 치솟기도 한 마카오의 실업률이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 행렬이 회복되면서 올해 들어 다시 1.7%의 '완전 고용' 수준으로 떨어진 점이 보여주듯 카지노는 마카오 경제를 좌우하는 산업입니다. 카지노 수입은 마카오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정부 보조금의 원천이기도 하지요.
중국 의존도가 큰 만큼 마카오의 사회 분위기는 이따금 반(反)중국 정서를 표출해온 홍콩과는 판이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홍콩에서는 사회적 저항을 불러일으켰던 국가보안법 입법이 마카오에서는 별다른 마찰 없이 순조롭게 이뤄진 게 대표적입니다. 2014년 '우산 혁명'이나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등 홍콩에서 잇따랐던 대중운동도 마카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를 반환받은 뒤 '일국양제' 모델을 채택했지요. 덕분에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이 독자 행정권을 행사하고, 국회 격인 입법회와 법원도 존재합니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 '3권'에 친중 세력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 두 지역의 점진적인 '중국화'를 유도해왔습니다.
이에 일부에선 자치권이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카지노 산업이 부유층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줬고 그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다고 지적합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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