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남영진 전 KBS 이사장과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19일 남 전 이사장이 정부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남 전 이사장이 KBS의 방만 경영을 방치하고,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의혹 등을 이유로 해임을 제청했다. 결국 남 전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해임됐다.

남 전 이사장은 곧바로 법원에 해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남 전 이사장은 "KBS 이사회는 심의·의결 기관이지 감독 기관이 아닌 만큼 '경영진 감독 소홀'을 이유로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방통위가 해임 관련 안건을 사전에 남 전 이사장에게 통지하지 않는 등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으나 법원은 남 전 이사장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남 전 이사장은 임기가 올해 9월로 끝나 복귀는 불가능하다.

권 이사장 역시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방통위는 앞서 지난해 8월 권 이사장이 MBC와 관계사들에 대한 경영 손실을 방치하는 등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의결했다.

2021년 취임한 권 이사장은 "본인이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18~2019년 당시의 일을 저의 책임으로 몰고 있다"면서 해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해임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9월 권 이사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권 이사장은 직무에 복귀했다.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7월 취임 당일 서둘러 대통령 추천 위원 2명으로만 구성된 전체회의를 열고 새로운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이사들의 제기한 임명처분 집행정지를 법원이 받아들였고, 기존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가 자동으로 연장됐다. 권 이사장도 원래 올해 8월로 임기가 끝났으나 임기가 연장돼 현재도 방문진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신규 방문진 이사들의 임명처분 취소 소송은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권 이사장은 법원 판결 후 입장문을 내고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지만 그럼에도 그 당연한 결정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공영방송과 비판 언론에 대한 정권의 폭거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는 12·3 계엄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법원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을 지키기 위해 더 용기 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권태선 이사장. 연합뉴스
권태선 이사장. 연합뉴스
남영진 전 KBS 이사장. 연합뉴스
남영진 전 KBS 이사장.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