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이해승의 후손에게서 정부가 토지 환수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노태악 대법관)는 19일 정부가 이해승의 후손인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정부가 친일파 이해승의 땅 138필지를 환수하려고 낸 소송에서 이 회장이 정부에 1필지(4㎡)의 땅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당초 정부가 환수 청구한 138필지 중 1필지만 환수 결정이 난 것이다. 사실상 정부의 패소가 확정된 셈이다.
지난 2007년 정부는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이 회장이 상속받은 땅 중 192필지를 환수했다. 그러나 이듬해 이 회장이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땅을 되돌려받아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해승은 친일재산귀속법상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한 자'라는 조항에 따라 친일 행적이 인정됐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한일 합병의 공이 아닌 대한제국 황실의 종친이라는 이유로 후작 작위를 받았다며 처분이 잘못됐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후 2011년 국회가 해당 조항을 삭제했으며 정부가 다시 환수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은 확정 판결이 된 사건에 대해선 개정법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놨다. 이날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판정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