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조각투자 업체 광고 부가조건 완화'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 정례회의에서 결정한 내용이다.
부동산조각투자업체인 카사와 루센트블록도 이번 지정내용 변경으로 드디어 투자상품을 광고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번 결정을 보고 하나 의문이 생겼다. '그동안 이 업체들은 광고를 못했나?' 생각해보니 버스나 지하철은 물론 소셜네트워크(SNS)에서도 이들의 광고를 본 적이 없었다.
이번 금융위 결정에 포함된 업체 한 곳의 담당자에게 물어봤다. "물건을 공모할 때 저희 기업 이름은 쓸 수 있는데, 물건 이름은 그동안 못 썼어요."
예를 들어 '개미빌딩'이라는 건물을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고 하면, 광고에 '개미빌딩'은 쓸 수 없다. 기업의 이름 정도만 홍보할 수 있다.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상품 이름은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모물건은 엄연한 투자상품이다. 금융위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고, 공모 전 심의도 받는다. 그런데 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게 했을까.
이미 카사와 루센트블록은 10개가 넘는 공모를 진행했다. 대부분은 완판에 성공했고, 이 중 일부 건물은 이미 되팔아 수익을 낸 곳도 있다. 당국의 입장은 아마 '투자자 보호'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시된 지 5년이 넘은 상품을 여전히 광고조차 하지 못하게 막아놨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는 의미는 기존의 투자상품과 비교해 차별성과 혁신성이 있다는 의미다.
더 많은 투자자들이 상품을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편이 오히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좋지 않을까. 물론 기존의 투자상품처럼 금융투자협회의 심사를 받고 투자자가 알아야 하는 내용은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금융위는 이번 결정을 통해 조각투자 기업의 영업여건을 개선해 '주었다'고 했다. 오히려 그동안 막아놨던 것이 이들의 성장을 방해한 것으로 보이지만, 마치 큰 선심을 쓴 것처럼 썼다.
최근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 누적 지정 건수가 45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의 발전으로 앞으로 혁신금융서비스는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서비스를 선별하는 것은 금융위지만,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조건 정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품을 빠르게 접하고,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적합한 금융당국의 역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