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의 원산지는 중남미 및 남아메리카다. 스페인 사람들이 유럽으로 갖고 간 것이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주변을 거쳐 재배되기 시작했다. 황무지에서도 잘 자라기에 과거 어려운 시절에 배고픈 민중들을 구해준 고마운 존재의 하나였다.
호박은 주로 반찬으로 쓰는 마디 호박이나 조선 호박 그리고 호박죽이나 떡에 넣는 늙은 호박으로 나뉜다. 최근에 많이 나오는 단호박은 당도가 높아 통째로 쪄서 간식으로 먹기에 좋다. 보통 늙은 호박으로 만드는 호박죽은 당분의 소화 흡수가 잘되어 간단한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적당하다.
한방에서는 호박을 '남과'(南瓜), 호박씨는 '남과인'(南瓜仁)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폐의 기운을 맑게 하고 위장을 편안하게 하며 기의 순환을 도와준다.
다른 박과 식물과 마찬가지로 호박도 소변을 시원하게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산후에 늙은 호박에 팥이나 가물치를 넣어 달여서 먹으면 부기(浮氣)가 쉽게 빠지는 것도 이런 이뇨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푹 삶은 호박과 팥, 가물치 등의 찌꺼기는 가라앉히고 윗부분의 맑은 액만 마셔야 한다. 찌꺼기에는 다량의 전분과 당분이 함유되어 오히려 통통한 산모를 더욱 살찌게 할 뿐이다. 이는 산후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영양성 부종'(nutritional edema)에만 적합하며, 임신 중이나 산후에 찐 살을 빼는 데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이렇게 호박으로 부종을 빼는 것은 잠시 며칠 정도면 적합하며, 장기간에 걸쳐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산모의 건강에 해롭다.
호박에다가 여자들의 몸에 좋다는 사물탕(四物湯) 같은 보약을 넣고 달여 먹는 것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한의학적 처방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옛 의서 어디에도 산후에 호박과 사물탕을 같이 쓴 처방이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녹황색 채소로 꼽히는 호박에는 항산화작용과 항암 작용이 뛰어난 알파카로틴과 베타카로틴이 많다. 같이 존재하는 비타민 C·E, 셀레늄, 루테인 등과 균형을 이뤄 이러한 항 산화 효과와 항암효과에 상승작용을 더한다.
호박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하고 열량은 쌀이나 감자, 고구마보다 현저히 적어 변비 환자나 당뇨 환자, 비만 환자에게도 적합한 좋은 식품이다. 다이어트의 경우 잊어서는 안 될 점이 바로 칼로리인데, 호박은 단맛에 비해 칼로리가 아주 적기 때문이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중국인들이 호박씨를 까먹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껍질을 깐 호박씨를 한 주먹 정도 갈아먹으면 구충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또, 현대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미네랄과 비타민 E가 넉넉히 들어있어, 남성들의 전립선질환, 혈관질환 예방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특히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요도가 압박을 받아 요가 시원찮게 나오는 전립선 비대증에 좋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당근, 고구마와 함께 하루 반 컵 정도 늙은 호박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폐암의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호박에는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알파 카로틴, 루틴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또, 호박에는 페크틴이라 불리는 식물섬유가 다량 함유돼 있어 혈당치의 급상승을 억제 시키는 작용이 있어 당뇨병에도 도움이 된다.
흡연자나 간접흡연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당근, 고구마, 호박 등 이 세 가지 중에 어느 하나라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호박을 고를 때는 맛있고 늙은 호박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뽀얗게 분이 피고 묵직한 것이 좋다. 단호박은 진한 녹색이 강하고 윤기가 있는 것이 좋다.
늙은 호박이 너무 커 잘라서 파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단면이 노랗고, 호박씨가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른 것은 속과 씨를 말끔히 제거하고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오래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삶아서 먹을 만큼씩만 비닐에 넣어 냉동 보관해서 쓰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