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 기술 선점 경쟁
SK, 차세대 칩 'Q-HSM' 공개
KT, 군부대와 재난 대응 협력
LG유플, PQC적용 표준안 선정

'퀀텀 코리아 2024' LG유플러스 전시관에 전시된 '알파키' 서비스. 김나인 기자
'퀀텀 코리아 2024' LG유플러스 전시관에 전시된 '알파키' 서비스. 김나인 기자


환골탈태 시작한 K-통신 (4)

인공지능(AI)에 이어 양자 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손에 잡히는 미래로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양자암호통신은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면서 산업화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업계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물밑에서 치열하다. '실험실'을 벗어나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이 105개의 큐비트(양자컴퓨터의 구성 요소)가 탑재된 새로운 양자 칩 '윌로(Willow)'를 발표하면서 양자컴퓨터 시장 개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 컴퓨터로 10자(10의 25제곱)년 걸릴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구글뿐 아니라 IBM,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양자컴퓨터를 둘러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빅테크의 새 먹거리로 양자컴퓨터가 떠오르는 모양새다. IBM은 지난달 양자컴퓨터에서 복잡한 알고리즘을 실행할 때 높은 수준의 규모, 속도, 정확성을 제공하는 새 양자 프로세서 '퀀텀 헤론'을 발표했고, MS는 아톰컴퓨팅과 협력해 24개의 논리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컴퓨터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팅의 기술적인 발전은 양자통신 시장의 성장과도 직결될 전망이다. 양자통신은 양자시스템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로, 양자 상태로부터 암호키를 추출하는 양자 키 분배 기술과 양자 상태를 전송하는 양자 네트워킹 기술 등이 포함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발간한 '양자정보기술백서'에 따르면, 양자통신 시장은 지난해 5조209억원에서 연평균 25.6% 성장해 2030년 24조736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양자통신 시장은 지난해 말 약 466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통신 3사는 양자컴퓨팅 발전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해킹 위협으로부터 정보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 상용화할 6G와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통신 시장 둔화를 타개할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SKT와 QKD 제품 보유기업인 아이디퀀티크(IDQ) 구성원들이 QKD-PQC 하이브리드형 양자암호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SKT 제공
SKT와 QKD 제품 보유기업인 아이디퀀티크(IDQ) 구성원들이 QKD-PQC 하이브리드형 양자암호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SKT 제공


SK텔레콤은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양자 연구를 이어왔다. 2018년에는 양자보안기업 IDQ를 인수하기도 했다. 올해는 국내 양자 대표 기업들과 '엑스퀀텀' 연합체를 구성해 양자 분야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멤버사인 케이씨에스와 첫 상용 제품인 차세대 양자암호칩 'Q-HSM'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최신 양자내성암호(PQC) 표준 알고리즘과 양자키분배(QKD) 시스템을 결합한 'QKD-PQC 하이브리드형 양자암호'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 장비에서 QKD와 PQC 두 개의 암호화가 동시 진행되는 이중 암호화로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QKD는 신호를 주고받는 송수신 양방향에서 양자 암호키를 생성·분배하는 기술로 원칙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 PQC는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풀어내는 시간이 오래 걸리게 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KT 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고속 양자 암호 키 분배 장비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KT 제공
KT 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고속 양자 암호 키 분배 장비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독자 개발한 무선 QKD를 이용해 지난해 2㎞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 전송을 성공했다. 현재는 국내 최장 거리인 10㎞ 전송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도 선보였다. 지자체와 군부대 간 재난 대응 협력을 위한 '퀀텀 드론', 자율주행차의 해킹 위협 방지를 위한 '퀀텀 자율주행차', 보안데이터 송수신과 관련한 '퀀텀 AR 글래스'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PQC를 적용한 클라우드용 통합 계정 관리 솔루션 '알파키'를 선보이며 B2B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알파키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2차 인증에 PQC가 함께 적용돼 계정, 내부 정보를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표준화와 인증에도 적극적이다. 양자통신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업화되려면 표준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 등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가 NIA와 공동으로 제안한 광전송망에 PQC를 적용하는 표준안이 TTA 우수 표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양자시장 선도를 위해 상품 출시와 광전송망에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하는 표준 제정을 추진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양자암호칩도 국가정보원의 암호모듈검증을 통과했다. SKT가 받은 인증은 국정원 KCMVP 보안수준 2등급이다. 양자난수생성기가 적용된 보안칩이 국정원의 보안 검증을 통과한 것은 국내 최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양자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려면 국제 표준화가 필수적"이라며 "표준화 작업은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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