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만 2만1537개가 넘는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6% 증가해 역대 최대치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장사가 되지 않아 폐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쌓이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한계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이 정도까지 심각하지는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당시에는 인원수에 맞게 오는 소규모 손님이라도 있었건만 지금은 저녁에 오는 손님도 뜸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코로나 때는 정부지원금, 저금리 대출, 이자부담 경감 등 여러가지 대책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부실하다. 설상가상으로 탄핵 정국으로 인해 장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이대로라면 올해 음식점 폐업 건수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는 단순히 음식점주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자영업의 몰락을 의미하고, 이는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진다. 음식점이 문을 닫으면 점주 본인뿐만 아니라 직원들, 납품업자, 인근 상권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렇게 무너진 경제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 정치가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대책 없이 시간을 허비한다면, 피해는 더욱 커지고 국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여야가 끝없는 대립을 이어가며 상대를 공격하는 데만 집중하는 사이,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할 일은 명확하다.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돌보는 일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정쟁 놀음'에만 몰두하면서 민생 위기를 외면한다면 더 큰 경제적 파국은 물론이고 전국민적 분노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문을 닫고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하루하루를 버티다 쓰러지고 있다. 문닫은 서울 음식점만 무려 2만개가 넘는다. 민생이 무너지는 소리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이제는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여아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당장 '정쟁 놀음'을 멈추고 민생 회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 삶을 살피는 정치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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