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가 국산신약 38호에 이름을 올렸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가 국산 37호 신약 허가를 받은 지 약 8개월 만이다.
비보존제약이 자체 개발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염산염)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부작용이 낮고 중독 위험이 없으면서 진통 효과가 빠른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에 승인 결과를 전달받은 비보존제약은 내년 중 국내 출시를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나프라주는 주사제 형태의 비마약성 진통제로 ,수술 후 중등도 및 중증 급성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단기요법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생리통 같은 가벼운 통증(NRS1~4 등급)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엔세이드 형식의 비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지만 수술 후 통증, 암성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등 중증도 이상 통증은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마약성 진통제는 모르핀, 메타돈, 옥시코돈, 펜타닐 등이 있는데, 이 의약품들은 모두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작용해 중독 위험이 높다. 특히 펜타닐은 통증 완화 용도로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를 오남용하거나 불법 유통하는 사례들이 등장하며 미국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달리 어나프라주는 마약성 진통제 대비 부작용이 낮고 중독위험이 없으면서 빠른 진통효과를 보인다는 게 비보존제약의 설명이다. 어나프라주는 국내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SPID 12)' 및 2차 평가지표 '12시간 환자 자가통증조절(PCA) 요청횟수', '12시간 PCA와 구제약물 소모량'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어나프라주가 기존 마약성 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와 다른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수술 후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보존제약은 보령과 손잡고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내년 중 상업화를 위해 국내 마취통증의학과 시장의 정보수집과 함께 학회 행사에 참석해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은 복강경 대장 절제수술 환자를 모집해 진행했지만 암성 통증을 제외한 모든 수술 후 통증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비급여 출시를 먼저 할지 약가협상을 거쳐 급여산정 이후 출시할지 검토 중이다. 아울러 비마약성 진통제를 먹는 약과 패치 형태로도 개발하고 있다.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VVZ-2471'는 어나프라주 작용기전을 기반으로 확장된 신약으로, 서울성모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패치제는 패치형 의약품 기업 아이큐어와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아이큐어의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기술을 어나프라주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약 1205억원, 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430억원 규모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마약성 진통제 외에 대체제가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중등도 이상의 통증 치료제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