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위인 중국 배터리업체 고션하이테크(Guoxuan Hi-Tech)가 유럽과 아프리카에 각각 2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신설한다. 미국과 유럽 등의 중국산 견제 움직임을 제3국 생산으로 우회함에 따라, 비중국 시장에서 한·중국 간 주도권 다툼이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고션하이테크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이사회를 열고 '슬로바키아 신에너지 배터리 슈퍼팩토리 투자건설 안건'을 심의하고 통과시켰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연산 20GWh 규모의 고성능 리튬배터리 생산시설로 총 12억3400만유로(약 1조8603억원)를 투입한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2026년 완공이 목표다. 이는 지난해 6월 가동을 시작한 독일 괴팅겐공장에 이은 유럽의 두 번째 생산기지가 될 예정이다.

고션하이테크는 아프리카 모로코에도 총 12억8000만유로(약 1조9296억원)를 투자해 연산 20GWh 규모의 생산거점을 신설하기로 했다. 모로코는 유럽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 비용과 시간 절감이 가능한 데다, 미국과 유럽연합 뿐 아니라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수출에 유리하다.

모로코 라바트공장은 고션하이테크의 7번째 해외생산 거점이 된다. 고션하이테크는 현재 독일 괴팅겐공장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는 프리몬트공장과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4개의 팩 공장을 가하고 있으며, 베트남 셀공장의 추가 가동도 앞두고 있다.

고션하이테크는 이 같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덕분에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251억7500만위안을 기록했다. 모회사의 귀속 순이익 역시 4억12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41.11% 늘었다.

세계 1위 배터리 생산업체인 CATL도 이달 세계 4위 다국적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스페인에 전기차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최대 50GWh 규모로 2026년 말부터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투자금액만 41억유로(약 6조1683억원)에 달한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이 같은 투자는 유럽연합(EU)의 폭탄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EU는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7.8%~45.3%의 최종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고션하이테크를 포함한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유럽 뿐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BYD는 케냐에 배터리 모델 3종인 돌핀과 씰, 아토를 출시했으며, 체리, 지커, 장화이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아프리카 알제리에 생산 거점을 구축 중이다.

이는 중국 자국시장이 포화인 데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수출길을 막자 제 3국인 아프리카로 활로를 찾은 것이다. 아프리카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신흥 시장으로 예상보다 전동화 속도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의 글로벌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은 23.4%로 전분기 대비 2.7%p 감소했다. 반면 중국 CATL과 BYD는 각각 35.2%와 17%로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CATL과 BYD의 순위가 견고한 가운데 중국 CALB도 지리자동차와 샤오펑, 니오, 림프모터 등 신규 완성차업체들에게 물량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이라며 "국내 3사가 미국과 유럽, 신흥국에서 완성차업체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고션하이테크 CI. 고션하이테크 제공.
고션하이테크 CI. 고션하이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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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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