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 즉각정지… 직위는 유지 2차 표결… 찬 204표 vs 반 85표 헌법·계엄법·형법 위반 비상계엄 박전대통령 이어 3번째 탄핵소추 헌재서 180일내 탄핵 심리 및 심판 파면시 60일내 21대 대선 치러야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끝내 가결됐다.
국회는 14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적 300명 전원이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 8표, 기권 3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 때의 탄핵 부결 당론을 변경하지 않았으나 2차 표결에서는 의원 개별 투표 참여는 막지 않았다.
야6당 및 무소속 의원 192명 전원이 찬성에 투표했다면, 국민의힘에서 23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가 이날 탄핵소추 의결서 사본을 윤 대통령에게 송달하고 이를 전달받으면 그 즉시 대통령 권한과 직무가 정지된다. 대통령으로서 지위는 유지된다. 대통령 권한은 헌법에 따라 일단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행한다. 하지만 한 총리가 비상계엄과 관련해 입건돼 있고 향후 야당이 탄핵을 검토 중이어서 유동적이다.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배제될 경우 그 다음은 최상목 경제 부총리, 이주호 교육부장관 순으로 이어진다.
국회 탄핵소추안은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형법 등을 위반했다고 적시했다. 소추안은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하여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하여 국회를 봉쇄, 침입하여 헌법기관인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권 행사를 방해하는 등 국회의 활동을 억압하였다"며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위법하게 침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정치인, 언론인 등의 불법체포를 시도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피소추자는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그 요건과 절차를 위반하여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국민을 협박하고 폭행하는 일련의 폭동을 일으킴으로써 대한민국 전역의 평온을 해하는 내란죄를 범하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직에서 파면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고 손상된 헌법질서를 다시 회복하기 위하여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소추안은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민주공화국의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칙을 이 탄핵소추로써 확인하고자 한다"며 "박찬대, 황운하, 천하람, 윤종오, 용혜인, 한창민 등 190명의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피소추자에 대한 탄핵소추를 발의한다"고 맺고 있다.
2차 탄핵소추안에는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을 비롯한 1차 탄핵안의 탄핵 사유 외에 추가로 대통령 지휘 아래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점 등이 새롭게 탄핵 사유로 명시됐다. 대신 1차 탄핵안에 있던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윤 대통령 내외의 대선 여론조작 의혹, 가치 외교, 재의요구권 남용 등은 빠졌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령해 선관위 당직자의 휴대 전화를 압수하고,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업체를 봉쇄하려 한 내용 등도 탄핵 사유로 담겼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헌정 사상 세 번째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상정돼 가결 처리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는 헌재에서 기각됐고, 박근혜 대통령은 인용돼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 설명을 하고 별도의 찬반 토론 없이 투표에 들어갔다. 여야 간 설전이나 몸싸움 등 물리적 충돌 없이 차분하게 투표가 이뤄졌다. 투표는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후 4시 45분쯤 종료됐다. 투표 종료 직후 수작업으로 개표가 실시됐고, 결과를 전달받은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5시쯤 탄핵안 가결을 선포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헌재에 심판청구돼 180일 이내에 심판이 이뤄진다. 심리는 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구두변론으로 진행된다. 국회 측 소추위원과 윤 대통령 및 그의 대리인들이 법정에서 탄핵의 적법성, 필요성 등을 다투게 된다. 국회 측 소추위원은 정청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나선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네 번째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직접 헌재 심리에 출석해 스스로 변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헌재 심리를 생방송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해 스스로 변론함으로써 헌재 심리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검찰·경찰 국가수사본부·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수사와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헌재 심판 진행과 관련해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법 51조에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헌법학자들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헌정질서의 불안정성이 크다는 점에서 헌재가 형사재판을 이유로 탄핵심판 절차를 정지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헌재에서 국회 탄핵소추안이 인용돼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