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2의 무역항 도시인 지룽의 항구. 연합뉴스
대만 제2의 무역항 도시인 지룽의 항구. 연합뉴스


대만의 주요 민간 싱크탱크인 대만종합연구원(TRI)이 올해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1%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6월(3.57%)보다 0.64%포인트 높인 것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정보통신 제품의 수출 호조, 이로 인한 제조업 투자 확대, 그리고 민간 투자 심리 회복 등 전반적인 경제환경 개선 덕분이다. 반면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계속 하향조정이다. 최근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기관 대열에 합류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이 기껏해야 1%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수출은 올해 초에 비해서 증가폭이 계속 줄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지금으로서는 낙관적인 추산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혼란상을 키우는 탄핵 정국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 무엇보다 대만은 반도체와 첨단산업 중심으로 경제 체질을 빠르게 개편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TSMC를 필두로 한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이제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 되었다. 혁신적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 역시 대만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한국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속도에서 대만에 비해 더딘 실정이고,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경제 구조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동력 감소가 가속화되고, 생산성 향상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를 보면 한국 경제의 역주행은 일시적인 경기 하강이 아니다. 구조적 문제와 혁신 부족이 본질적 원인이다. 따라서 체질 개선 없는 한국과 대만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대만처럼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주도하는 자세가 없다면, 한국 경제는 점점 더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다. 영원히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주할 시간이 없다.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더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체질 개선이 곧 생존임을 자각하고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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