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강도 대출규제까지 겹쳐 비(非)아파트 '월세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넘어서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연립·다세대 주택 월세 거래는 6만6194건으로 전세 5만7604건보다 14.9%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간 대비 월세(6만125건) 거래는 10.1% 증가한데 반해, 전세(6만6408건) 거래는 13.3% 감소했다. 지난 7월까지 월평균 6000건대에 육박하던 전세 거래는 8월 이후 4000건대로 쪼그라들었고, 지난달엔 3049건까지 줄었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대신 오피스텔로 수요가 넘어오면서 월세보증금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3.9%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월(41%) 대비 2.9%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누계치(1~11월)로 살펴보면, 전·월세 거래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47.5%에서 53.5%로 늘었다. 올해 1월 월세 거래량(7032건)이 전세(5885건)를 넘어선 이래 11월까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 것이다.

주거 사다리로 여겨졌던 비아파트의 월세화가 가속화가 아파트로까지 불똥이 튀는 모습이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19.3으로 집계됐다.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0.9p 상승한 118을 기록했다.

전세사기 공포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된 점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월세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선 월세 부담이 커지게 되면 주택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월세가 오르면 전셋값이 같이 오르고, 전셋값의 상승이 결국 집값 상승 압력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사기 공포로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대출규제가 심화되면서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까지 뛰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월세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세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월세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매매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임대차 시장에 대한 안정화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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