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티몬·위메프)' 집단 분쟁조정 사건 결론이 다음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했다가 넉 달 넘게 환불을 받지 못한 8000여명에 대한 건이다. 여행사와 티메프, 신용카드결제대행사(PG사) 등 사건 당사자의 책임 분담률 결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티메프 여행·숙박·항공 상품 집단 분쟁조정 사건의 3차 심의가 오는 13일 열린다. 지난달 8일, 29일 각각 1차, 2차 본안 심의가 진행된 바 있다.

조정 기한은 오는 20일까지다. 조정 기한을 연장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소비자분쟁조정위가 연내 조정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조정은 지난 9월 30일 개시가 결정됐으며, 조정위는 이미 지난달 21일에 조정 기한을 한차례 연장(30일)했었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사무국 관계자는 "이번주 금요일(13일) 3차 심의를 하고 가급적 결론을 내서, 다음주 중 조정 결정을 하려고 한다"며 "조정 결정서가 작성되면 당사자에게 송달하는 절차가 이어질 예정인데, 이 달엔 조정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 개시 이후 2달이 경과하면서, 조정 대상 피해자 수는 처음 접수된 9002명에서 8074명(9일 기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티몬 피해자 5961명, 위메프 피해자 2113명 등이다.

이에 대해 분쟁조정사무국 관계자는 "이미 환불을 받았거나, 조정 요건이 성립되지 않은 이들이 제외되면서 8000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라며 "이 숫자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정 결정의 핵심은 여행사와 티메프, PG사 등 사건 당사자의 책임 분담률이다. 소비자들은 여행 관련 상품 구매 계약을 중개 플랫폼인 티메프를 통해 여행사와 체결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는 계약 당사자인 여행사, 티메프와 함께 PG사가 환불금을 분담할지, 분담한다면 비율을 어떻게 나눌지 판단한다. 현재 분쟁조정위원회가 이 부분을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분쟁조정사무국 관계자는 "책임 분담률 부분에 대해 위원회에서 다양항 의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 내용은 결정서 통보에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원래는 개별 집단분쟁조정건에 대해선 이러한 내용을 공개해 오지 않았었는데, 해당 사안은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공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여행사와 PG사 등 사건 관계자들은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가 마련한 티메프 여행상품 피해 관련 합동 간담회 등에서 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환불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달라고 위원회에 요구한 바 있다. 카드사와 PG사들은 고객이 티몬·위메프를 통해 구매했다가 배송되지 않은 일반상품에 대해서는 취소 또는 환불 처리했으나, 여행 관련 상품은 처리 전에 위원회 판단을 받아보기로 하고 결과를 기다려왔다.

여행사들은 조정 과정에서 "우리도 피해자이다. 구매자들이 결제한 금액을 우리가 받았으면 돌려드리지만, 받은 게 없다"며, PG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PG사들은 판매 절차가 완료돼 여행이 확정됐다면 여행사가 환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말 티메프의 미정산·미환불 사태 이후, 넉달 째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소비자분쟁조정위 결정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여행 관련 상품 구매자가 대다수인 티메프 피해자 단체 카톡방에는 여전히 환불받지 못한 1100여명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가족 해외여행을 예약해 수백만 원부터 1000만원 이상 환불받지 못한 이들도 있다.

한편 소비자분쟁조정위의 조정은 법적 강제성이 없다. 분담률이 확정되더라도 당사자 간 조정이 결렬되면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티메프 관련 여행사와 PG사 등이 조정안 수용을 거부할 가능성에 대비해, 변호사 선임·수임료 지급 등을 위한 소송지원비 1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 8월 13일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에서 조속한 정산 및 환불 조치, 구영배 큐텐 회장 등 관련자 수사를 촉구하는 검은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dt.co.kr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 8월 13일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에서 조속한 정산 및 환불 조치, 구영배 큐텐 회장 등 관련자 수사를 촉구하는 검은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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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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