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내년 수출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수출을 이끄는 자동차업종을 비롯해 내년 호황이 기대되는 조선업종 등도 파업 영향권에 놓여 기업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파업은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 아닌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안 그래도 불확실성이 커진 시국에 총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기업들의 해외 경쟁이 더욱 취약해 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오는 11일 총파업·총력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12일엔 금속노조 확대간부가 파업을 하고, '민주노총 1만 확대간부 국민의힘 해체! 결의대회'에 참석해 상경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5~6일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과거 현대차 노조가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할 경우 2000대 안팎의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이틀간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은 현대차·기아·한국GM 등에서만 7000~8000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우선 금속노조는 하루 총파업에 나서지만, 탄핵 정국이 장기화 될 경우 추가 파업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금속노조 산하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 현대제철 노조 등이 포함돼 기간산업 전반이 영향권에 놓인다.
이들 산업은 반도체와 함께 국내 수출을 이끄는 핵심 업종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출 규모(예상치)는 자동차가 723억달러로 반도체에 이어 2위다. 또 일반기계(536억달러, 3위), 철강(336억달러, 6위), 선박(233억달러, 7위), 자동차부품(230억달러, 8위)이 상위권에 배치돼 있다. 이들 산업은 전체 수출의 30%가량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수출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선박업종도 기대감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사회 혼란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며 "노사가 경제 회복을 위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와 일자리의 어려움은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가장 우려가 큰 업종은 단연 자동차다. 현대차·기아는 물론 GM 한국사업장도 미국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임단협과 관련한 파업은 2018년이 마지막으로 이후엔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부분파업만 간혹 단행했다. 작년에도 부분파업을 단행했는데 당시 '정치파업'이라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파업도 정권 퇴진 요구에 따른 '정치파업'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고점에 머물고 있다. 고환율은 수출 기업에게 이득이지만, 현재와 같이 급박하게 오를 경우 각 기업들의 환헷지(위험회피)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고환율은 국내 제조원가 상승을 부추기는 만큼, 이러한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경우 수출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현 정국 상 환율은 자의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총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노조는 복지나 작업환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치적 이슈로 파업하는 것은 가장 나쁜 구조"라며 "계엄 사태 후유증이 최소 반년에서 길게는 2~3년이 갈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을 끌여들여 기업의 경쟁력을 잃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모인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