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한산한 용리단길 거리.<연합뉴스>
9일 오후 한산한 용리단길 거리.<연합뉴스>
"계엄의 '계' 자도 꺼내지 마세요. 이미 온 손님마저 나갈까 봐 무섭습니다."

대통령실 이전 이후 신흥상권으로 떠올랐던 용산 일대가 12·3 계엄 사태 이후 급속히 냉랭해졌다.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용리단길'의 한 음식점 사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장사가 잘되는지 묻자 "지난주부터 저녁 술손님이 확 줄었다"라며 "요즘 같은 시국에 누가 회식하겠나"라고 한숨 쉬었다.

용리단길에 자리 잡은 상인들은 지난 3일 이후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겼으며 계엄 전보다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호소했다. 계엄 선포 이틀 후로 예약됐던 단체예약 손님도 예약을 취소했다고 토로했다. 8월부터 장사가 안됐는데 앞길이 막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인들은 최근 몇 년간 상권이 활성화하며 임대료가 급등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재정적 타격이 특히 크다고 하소연했다.

TV로 뉴스를 시청하던 음식점 사장은 "대통령실이 이쪽으로 오고 임대료가 월 200만∼300만원씩 오르니 못 견디고 나간 가게도 많은데, 이번 사태까지 터지니 도대체 왜 왔나 싶다"며 "나라가 이 모양인데 장사가 잘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외식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발표한 직후 계엄을 선포했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식당 '노쇼'를 막고 백종원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등 지원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계엄령이 내려져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라며 "안 그래도 연말 외식 경기가 안 좋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초상집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계엄 사태가 동네 분위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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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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