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R&D 분야 예비타당성조사를 폐지한다.
다만 탄핵 정국으로 예타 폐지를 위한 국회 법 개정 속도가 더뎌질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선제적인 기술 확보를 위해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R&D 분야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이행을 위한 '국가재정법'과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예비타당성제도는 총사업비 규모가 500억원 이상,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으로, 사업진행 시 경제성, 정책성 등을 고려해 평가받도록 한 제도다.
이번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는 '국가연구개발사업'과 연구개발 수행에 필수적인 '건설공사'를 예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초·원천 연구 등 대규모 연구형 R&D 사업의 경우 기획 완성도 제고를 위한 '사전기획점검제'를 거쳐 기획부터 예산 반영되는 통상 2~3년의 기간이 단축하게 된다.
다만 대형 가속기 구축, 우주발사체 등 구축형 R&D의 경우 매몰 비용과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므로 '맞춤형 심사제도'를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에 담았다.
단순한 장비 도입은 신속한 심사를 적용하고, 사업관리가 복잡하고 대형연구시설구축, 체계 계발의 경우 사업을 단계적으로 심사해 예산 편성까지 넘어가는 구조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 변화 등에 따라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계획 변경 심사로 유연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예타 제도 폐지 방안을 발표 후 경제장관회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을 거쳐 사업 유형별 맞춤형 검증 제도에 대해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R&D 예타는 통상적으로 2년 이상 소요돼,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대형 R&D의 경우 경제성에 대해 단기간 예측이 어렵다 보니 예타 과정에서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과학기술은 앞으로 갈수록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시간을 늦추는 프로세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해외의 경우 과학기술은 신뢰, 효율이 선순환되는 만큼 국회에서도 이러한 과학기술에 대한 신뢰를 밑바탕으로 속도감있는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의 제안 설명 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해 의석이 비어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회의 의결로 이제 남은 단계는 국회 몫으로 돌아갔다.
다만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국회 핵심 의제로 쏠리면서 처리까지 시간이 걸린 모양새다.
선제적인 기술 확보와 경쟁력을 적기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R&D 분야 예타 폐지에 나섰지만, 과학기술 현장에 적용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는 과학기술 현장에서 예타 폐지 필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국회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