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수사대상에 올린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10일 국회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도 여당 의원들의 동참으로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탄핵을 요구한 민심과 동떨어진 판단을 했던 여당을 향한 역풍이 거세지면서, 일부 의원들이 대열을 이탈해 찬성에 가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 대통령 탄핵안을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1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탄핵안 가결에는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표가 필요하다. 탄핵에 찬성하는 범야권 의원은 192명이다. 8표만 더 확보하면 탄핵안은 국회를 통과한다. 지난 7일 1차 표결에서는 안철수·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열을 이탈해 탄핵 찬성에 가세했고, 김상욱 의원은 표결에 참여했지만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김상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에서 3명이 찬성에 힘을 싣고 있는 셈이다.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한 매직넘버는 '5'만 남았다. 2차 표결까지 국민의힘에서 찬성 표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조경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하야가 늦어도 이번 주 토요일 오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7일 표결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가 막판 당론에 따라 반대로 돌아선 전례가 있다. 표결 전까지 윤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하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에 찬성표를 던진 22명의 의원들 중 일부도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친한(친한동훈)계 또는 중립 성향이다. 김상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함께 논의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때가 되면 함께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숫자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탄핵안 통과에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은 12일 국회 본회의에 올려 표결할 계획이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이탈표는 가결 기준인 8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지난 7일 국회에서 세 번째 재표결에 부쳐진 특검법은 또 부결됐지만, 이탈표 수가 '특검법 반대 당론'에도 올해 2월과 10월 재표결 때보다 늘어났다. 당시 투표 결과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였다. 특검법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인데, 2표가 모자라 부결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이 108명인 것을 고려하면 최소 6명이 '특검법 부결' 당론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2월 첫 특검법 재표결 당시에는 출석 의원 281명 중 찬성 171명, 반대 109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10월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 때는 출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4명, 기권 1명, 무효 1명으로 폐기됐다. 최소 4명이 이탈한 것이다. 표결을 거듭할 수록 이탈표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지역구 사무실에 가지도 못할 정도로 우리 당을 향한 민심이 너무 좋지 않다"며 "당 내부에서도 흔들리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법에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 의혹 등도 포함돼 망설이는 기류도 여전하다"며 "특검이 당사까지 압수수색을 벌일 경우 당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