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여러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올해의 '라스트 스퍼트'에 나섰다. AI에이전트 확산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본격적으로 화두로 자리한 가운데, 계속되는 '쩐의 전쟁'으로 인해 생성형AI 기업 간 경쟁 양상도 점차 변화할 조짐이 감지된다.
오픈AI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2일 동안 매일 새로운 발표를 내놓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날에는 월 구독료 200달러(약 28만원)에 '챗GPT 프로' 구독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날 정식 출시된 'o1(오원)' 모델의 고급버전인 'o1 프로모드'를 추가로 제공하는 게 핵심으로, 회사는 앞으로도 이 요금제에 더욱 강력하고 컴퓨팅 집약적인 생산성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모든 챗GPT 유료 구독자들이 이용 가능한 'o1'은 그간 붙었던 프리뷰 꼬리표를 떼면서 이미지 첨부 기능이 추가되고 현실 질문에 대한 오류도 34% 줄였다. 새로운 200달러짜리 요금제로만 이용 가능한 'o1 프로모드'는 이보다도 수학·과학·코딩 관련 역량이 강화돼, 일선 연구자나 엔지니어들이 이용하기 적합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AI모델 경쟁으로 대규모 비용을 지출하는 오픈AI에 있어 이번에 출시한 고가의 구독서비스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 날(6일)에도 오픈AI는 학습·보상으로 AI모델의 추론능력을 최적화함으로써 특정 전문분야에 특화시킬 수 있는 강화미세조정(RFT) 기능의 데모를 시연했다. 내년에 공개할 이 기능을 통해 B2B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같은 날(6일) 메타플랫폼은 '라마 3.3 70B'를 발표, 자사 대표 오픈모델 라인업을 확장했다. 지난 4월 출시한 '라마 3'의 중형모델 버전으로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에 따르면 '라마 3.3 70B'은 오픈AI 'GPT-4o'나 구글 '제미나이 1.5' 등 다른 첨단모델과 비슷한 성능임에도 이용가격은 8분의 1 수준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해 마지막 빅 업데이트"라며 "다음은 2025년 출시할 '라마 4'"라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5일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연례컨퍼런스 '리인벤트 2025'에서 자체개발한 기반모델(FM) '아마존 노바'를 선보였다. AWS가 내놓은 첫 멀티모달모델로, 텍스트 전용인 노바 마이크로 외에는 노바 라이트·프로 및 내년 1분기 출시될 최고급인 노바 프리미어까지 4종 모두 텍스트·이미지·영상을 처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각 이미지·영상 생성에 특화한 노바 캔버스·릴 등 2종까지 총 6종으로 구성됐다.
한편 이들과 달리 AI업계의 첨단모델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수익 창출에 더욱 무게를 두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 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AI기업 코히어는 대규모 FM보다 기업 맞춤형 모델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혔다. 이 기업은 5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고 오라클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최근 캐나다 연방 정부로부터 AI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최대 2억4000만달러를 지원받게 됐다.
코히어는 모델 규모를 늘리는 대신 모델 개선을 위한 훈련 기술에 집중하면서 맞춤형 모델 사업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생성형AI 선두주자 오픈AI와 그 라이벌 앤스로픽 및 일론 머스크의 xAI까지 첨단모델 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주요 AI모델 기업 중 하나인 코히어의 전략 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모델 규모 증가에 따른 성능 개선 폭이 점차 줄어들어가는 것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앞으로는 최고성능을 위한 첨단모델 경쟁과 효율성을 앞세운 실용모델 경쟁이 갈수록 분화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닉 프로스트 코히어 공동창립자는 로이터에 "적용사례에 맞게 모델을 만들고 요구사항에 맞게 조정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내년에 AGI의 미래가 올 것이라 기대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