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은 분양가, `평당 오천시대` 열렸다... 국평 17억

올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5000만원대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506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양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연간 평균 분양가(3667만원)와 비교하면 38.1% 높다. 1년새 3.3㎡당 분양가가 1400만원 가까이 오른 것. 9년 전인 2015년(1997만원)과 비교하면 2.5배 올랐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평균 분양가가 17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지난해 서울의 평균 3.3㎡당 분양가는 3508만원, '국평'이 11억9000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44% 이상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서울의 자치구별로 보면, 광진구는 전년 대비 분양가가 174.1% 상승한 1억1640만원을 기록했다. 전국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광장동 '포제스한강'이 분양한 영향이다. 광장동 옛 한강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포제스한강의 분양가는 3.3㎡당 1억3880만원이었다. 이어 △송파구 52.6% △영등포구 48.7% △성동구 31.7% △강동구 27.5% △은평구 26.9% 등의 순으로 전년 대비 분양가 상승률이 높았다.

특히 올해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최고 분양가를 경신한 물량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남 3구 등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렸다. 강남구 '청담 르엘(7563만원)',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6893만원)', 송파구 '잠실 래미안아이파크(5496만원)' 등은 각 자치구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치솟은 분양가에도 서울 분양시장은 호황을 나타냈다. 올해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22.4대 1로, 지난해(56.9대 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전국 평균 경쟁률 12.9대 1과 비교하면 약 10배 높은 수준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급 문제와 더불어 지가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실제 사업비가 대폭 올라가기도 했다.

업계에선 내년에도 '서울 불패',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가 지속되며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건설비 상승과 신규 주택 공급 부족으로 내년도에도 서울 분양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특히 인기 지역은 높은 수요로 고분양가에도 치열한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