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해프닝'으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선포와 해제 선언 이후 이틀을 넘겨서까지 '칩거'하고 있다. 4일 한덕수 국무총리 및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긴급회동을 가진 이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 불안과 국내외적 혼란상에 대해 사과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으나 유야무야됐다. 이는 국민에 대한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7가지 헌법·법률을 위반했다며 지난 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5일 새벽 본회의에 소추안을 보고한 데 이어 7일 표결을 추진 중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3분의 2(200명 이상) 이상의 의원들이 찬성해야 해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이 이탈해야 한다. 하지만 국힘이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해 탄핵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그 즉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심리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한 국힘은 윤 대통령의 탈당을 놓고서는 논란을 벌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탈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탈당 요구를 전달했다고 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령이 야당에 대한 경고성 의미일 뿐이라고 한다'는 질문에 대해 "계엄이 경고성일 수 없다"라며 "계엄을 그렇게 쓸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국민들은 아직도 법조인 출신의 윤 대통령이 왜 위헌 논란을 무릅써가며 비상계엄이라는 무리수를 쓴건지 의아해하고 있다. 생중계 담화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관료를 무더기 탄핵 소추하고, 내년도 주요 예산도 전액 삭감해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했다고 밝히긴 했지만 궁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모르쇠' 마냥 묵묵부답이다. 어떻게 이번 사태를 수습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장 이런 물음에 직접 해명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당에서도 탈당하는 게 옳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뿐더러, 반복되는 즉흥적 깜짝 행태가 보수당에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탈당이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이 임기 중 탈당했다. 물론 대통령이 탈당하면 여권 균열이 커져 국정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탈당 후 국정의 상당 부분을 총리에 위임하고 국방과 외교에만 전념하는 것도 윤 대통령이 살 길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이 탈당하면 국힘은 여당이 아니게 된다. 국힘도 좀 더 비상한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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