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의료특위 연계 보험개혁회의 "일정 검토 중"
비상계엄 선포·해제의 후폭풍으로 주요 국정 과제인 비급여·실손의료보험 개혁안 등 의료개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보험업계에서는 팔수록 손해인 실손보험에 대한 개혁 방안이 연내에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탄핵 정국'으로 국면 전환하면서 국정 동력 상실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예정된 '제5차 보험개혁회의' 관련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이번 회의 안건 중 관심을 모았던 건 상품구조반(실무단)에서 논의해 왔던 실손보험 개선 방안이었다. 실손보험은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방안과 연계해 논의해 왔으며, 대대적으로 손볼 방안을 꺼낼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개혁특위의 경우 이달 말 의료개혁 2차 실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달 (보험개혁회의 관련) 일정은 아직 협의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보험개혁회의를 매월 운영하면서 선정한 '60개+알파 과제' 중 우선 해결 과제에 대한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번 예정 안건 중 실손보험은 정부에서 전담 협의체까지 꾸리면서 금융위와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기재부, 법무부 등 주요 정부부처 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관련 시행령 개정 등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어느 때보다 거대 야당과 협치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여야 간 정쟁으로 얼어붙었던 정국이 더 어려워졌다. 이날 민주당 등 야(野) 6당이 윤석렬 대통령이 밀어붙인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대해 위헌·위법적 내란 혹은 쿠데타 반란 시도라고 규정하며, 오는 7일 오후 7시쯤 탄핵안 표결하기로 했다. 탄핵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재적 의원(300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범야권 의석은 192석으로 여당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가결된다. 여당에서 당론으로 '탄핵 반대' 입장이지만, 거대 야당이 부결될 경우 김 여사 특검법과 같이 탄핵안 재표결에 또 나선다는 입장이라 탄핵 정국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연착륙을 위한 무·저해지 관련 개정 가이드라인에 이어, 연말에 실손보험 개혁안이 나올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의료개혁특위가 이달 예정된 소위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보험개혁회의에서 방안을 꺼내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병원협회 등 특위에 참여하는 의료계 단체들은 현재 시국에서 참여할 의미가 없다며 철수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또 한번 탄핵 정국으로 인해 금융 시장 대내외 리스크 등 변수를 대응하기도 바쁜 상황일 것"이라며 "향후 국정 과제를 끌어가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만년 적자' 구조로 취급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업계에선 '계륵' 상품이라고 말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지급 실손보험금 분석 결과 물리치료·비급여 주사제 등 비중이 컸으며, 지난해 기준 지급보험금(11조9000억원)에서 도수치료 등 10대 비급여(3조7000억원) 항목이 31%를 차지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판매한 4세대 실손은 염좌 및 긴장 환자의 비급여 과잉 진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세대 위험손해율은 2021년 61.2%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31.4%까지 치솟으며 3년여 만에 약 114.7% 악화했다. 최근 요율 정상화 등으로 1·2세대 손해율이 일부 개선된 것과 달리, 4세대 손해율은 지속해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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