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야권이 위헌·내란 문책을 주도하는 가운데 대다수의 국무위원이 '선 긋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계엄 선포 여부를 심의하는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동조했는지에 대해 '나는 반대했다'거나 말을 아끼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 지난 3일 국무회의 상황 관련 야당의 질의에 "반대를 표명한 장관은 두어명 정도였다"고 말했다. 본인의 찬성·반대 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3일 국무회의 당시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장관급까지 국무위원 19명 중 12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의 요건은 법령상 구성원(21명) 과반인 11명이 출석해야 한다. 이 장관은 "그때 누군가 세어서 11명이 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 장관은 국무회의가 찬·반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장관이 우려를 표명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 개개인이 느끼는 상황 인식과 책임감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느끼는 것과 다르다"고 강행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윤석열표 '의료개혁'에 합을 맞춰온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국무회의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나는 '(계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바로 윤 대통령이 이석해 더 충분히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계엄이 위법이고 위헌이라는 데 동의하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그는 "동의한다"고 답했다가, "위헌 여부는 제가 판단할 사항이 아니란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전공의 48시간 내 미복귀 시 처단'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대해선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이들 외에도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강도형·해양수산부·김완섭 환경부·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불참자로 거론된다.

이들 중 김문수 장관은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비상계엄 선포 위헌 여부를 "판단해본 적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감쌌다. 다만 그는 계엄 해제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회 결정을 수용했다.

한편 군(軍) 지휘라인에선 '병력 투입'과 '계엄 포고령' 등을 놓고 김용현 전 장관 독단임을 시사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김 전 장관은 사의표명 이후, 국회 국방위원회 출석 직전인 이날 오전 면직안이 재가되면서 여·야의 직접 검증을 피해갔다.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엔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장관 대행을 맡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출석해 대국민 사과했다. 박 총장은 계엄군 국회·중앙선관위 투입을 명령은커녕 '몰랐다'는 입장이고 김 차관은 김 전 장관 지시였다고 밝혔다.

계엄 포고령 작성자는 오리무중이다. 박 총장은 본인 명의로 된 포고령을 처음 접한 뒤 '법무 검토'를 요청했으나 김 전 장관은 "이미 검토가 완료된 사안"이라며 일축했다고 한다. '국회가 범죄자 소굴이 됐다'는 등 포고령 내용엔 김 차관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연합뉴스 사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연합뉴스 사진>
지난 12월3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지난 12월3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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