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옥수수, 감자 등과 달리 고구마는 줄기와 잎사귀까지 먹을 수 있는 완전식품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꼽으라면 고구마가 으뜸이다. 폐암에 고구마, 당근 등 적황색 채소가 좋다는 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구마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이후 전 세계에 알려진 식물이다. 단위 면적당 칼로리 산출량이 가장 크며, 쌀이나 밀에 비해 재배가 쉽고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영조 때 일본으로부터 들어왔다. 흉년이나 우리 민족의 어려운 시절에 구황식물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한방에서는 고구마를 감저(甘藷) 또는 번서(蕃薯)라고 부른다. 맛이 달고 성질이 평(平)하여 장을 튼튼히 하고 기력을 돋우며 소화를 도와준다고 하는데, 그 효능이 보약으로 널리 쓰이는 마와 비슷하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고구마가 관절염에 항염증 작용이 있어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널리 쓰이고 있다. 날고구마는 식이 섬유가 풍부해 변비 해소에 좋으며, 임신부의 입덧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고구마는 폐암 예방에 좋다고 한다. 매일 고구마즙을 반 컵이라도 마신다면 간접흡연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오래전에 담배를 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폐암에 걸릴 위험을 훨씬 줄여준다고 한다. 이때 녹황색 채소인 당근과 호박을 같이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고구마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이 있어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이 뛰어나다. 실험팀이 선정한 28종의 식품 비교실험에서 고구마의 식물섬유가 가장 뛰어난 콜레스테롤 저하력을 나타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구마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우리 몸속의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혈압을 정상 수치로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때문에 고혈압 등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주성분이 전분인 고구마는 100g당 130Kcal 이상 열량을 내는 데다 혈당 상승지수(G.I)까지 높다. 따라서 비만이나 당뇨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정상인도 한꺼번에 다량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구마즙을 마실 경우에는 찌꺼기를 침전시켜 맑은 액만 마시는 것이 혈당 상승을 방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고구마를 주식으로 하는 나이지리아의 요루바(Yoruba)족의 경우, 쌍둥이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한다. 이는 고구마에 난포자극호르몬(FSH)을 비롯한 다른 호르몬의 방출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아프리카나 남태평양의 일부 섬에서는 결혼을 앞둔 처녀를 가두어 놓고는 고구마를 집중적으로 먹였다고 하는데, 이 역시 앞서 언급한 다산(多産)의 목적에서 비롯된 전통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 대체의학을 시행하는 의사들의 그룹에서는 멕시코 야생 고구마에서 추출한 '천연 프로게스테론 크림'(natural progesterone cream)을 갱년기 질환에 많이 응용한다. 이것이 흔히 남녀의 갱년기에 나타나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보다 상대적으로 에스트로겐이 우세한 상태에 있는, 호르몬의 불균형 증세(estrogen dominance)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고구마에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원인 모를 불임으로 고통받거나, 안면홍조, 불안, 초조, 심장박동의 항진 등 여성 갱년기 질환이나 남성의 정력 감퇴, 전립선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이 고구마를 응용해 보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품종 개량이 활발해져 고구마의 종류도 밤고구마, 물고구마, 호박고구마, 자색고구마 등 다양하다. 시장에 가면 당도가 높고 맛이 고소한 '호박고구마'를 볼 수 있다. 속을 들여다보면 호박같이 노란색을 띠고 있다. 노란색 속살을 가진 이 고구마에는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고구마를 고를 때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