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경제지주 대상… 지주회장·은행장은 20일께 윤곽 전망
잇단 금융사고에 연임 불투명… 은행장 후보 10명 안팎 하마평

NH농협은행 전경. [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 전경. [농협은행 제공]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한 후 첫 정기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 인사 후 오는 20일쯤 NH농협금융의 리더인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주요 계열사인 농협은행장 등 인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3일 상무(보)·지역본부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내년 1월1일자 발령이다. 농협은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구현할 인재를 대거 임용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최고경영자(CEO) 인사 전에 임원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농협은 임원들과 CEO의 인사 절차가 다른데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단행 등 경영승계절차 문제가 있기에 CEO 인사가 더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행간부, 본부장급, 팀장급 등 실무자 인사가 차례로 난 뒤 CEO 인사는 오는 20일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시스템은 일반 금융사와 다르다. 중앙회 아래 경제지주, 금융지주가 있고 그 밑에 계열사 및 협동조합이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다"며 "관례적으로 농협 계열사는 항상 실무급 인사부터 난 후 CEO가 결정됐다. 어떠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CEO들의 임기에 맞춰 별도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농협 내부는 4년마다 진행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때마다 태풍이 몰아친다. 새 중앙회장 취임에 맞춰 계열사 CEO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는 등 새 회장의 사람들로 채워지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에 대한 인사권은 임추위가 갖고 있지만, 중앙회가 농협금융 지분을 100% 갖고 있어 농협금융지주의 변화가 최대 관심사다.

이에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석준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이 회장은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해 인수위원회 특별 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는 전형적인 관료 출신 인사로 취임 전부터 '관피아' 논란이 따라다녔다.

금융권에선 그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적면에선 긍정적이다. 올해 농협금융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농협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2조31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잇따른 금융사고로 무너진 신뢰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지주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이 회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 회장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를 내정할 당시 농협중앙회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강 회장 측근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차기 대표로 추천했으나 농협금융지주가 임추위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양사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다. 결국 이 회장이 지지한 윤병운 당시 NH투자증권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이석용 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농협은행장의 경우 연임 사례가 이례적인데다 농협은행장은 모두 중앙회장 의중이 반영된 인물로 선임됐기에, 이 행장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 농협은행에서 6차례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이 은행장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농협은행은 올해 8월까지만 업무상배임 3건, 횡령 6건, 금융실명제 위반 1건 등 총 1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은행권에선 현재 10명 안팎으로 농협은행장 롱리스트가 추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과 강신노 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무 부행장, 최영식 농협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강 회장과 동향인 경남 출신들이라 비수도권 출신 은행장 선임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태다.

업계에선 이번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CEO 선출에도 강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회장 측근으로 지주 회장 및 은행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지금까지 농협지주 회장이 연임한 사례가 많지 않기에 이 회장의 연임이 힘들 것이란 시각이 다수다"고 내다봤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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