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새 수장' 전영헌의 입 주목
공정혁신·네트워크 강화 등 예고
6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가 관건

1976년 삼성그룹 전산실 개장식에서 설비를 둘러보는 이병철(왼쪽 네번째) 회장. 삼성전자 제공
1976년 삼성그룹 전산실 개장식에서 설비를 둘러보는 이병철(왼쪽 네번째) 회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진출 50년

삼성전자가 오는 6일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을 맞는 가운데, 인사·조직에서의 체질 개선을 통해 다시 한 번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 사업 수장을 새로 배치하고, 사업 전략의 다각화에 나서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 쟁취 등 '새로운 반도체 50년'의 역사를 위한 포석을 새로 제시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이번주 중 조직개편과 보직 관련 업무위촉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달 중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각 사업부별 미래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실상 반도체 사업의 전권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 부회장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면서 HBM 사업도 직접 챙기게 된다.

1987년 8월 이병철(맨 오른쪽) 삼성그룹 선대회장과 이건희(오른쪽 두번째)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3라인 착공식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987년 8월 이병철(맨 오른쪽) 삼성그룹 선대회장과 이건희(오른쪽 두번째)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3라인 착공식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전 부회장이 6세대 이후 제품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보다 앞서 우선 순위인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납품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짓는 것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DS부문은 여전히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아직까지 엔비디아 수주에 구체적인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제품 수급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화된 내용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세대 제품 공급을 넘어 6세대 제품인 HBM4에서도 경쟁이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중 HBM4 제품 개발에 나서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중 HBM4의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잡아 주도권 확보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또 파운드리사업부장에 한진만 사장을 새로 선임해 글로벌 수주에 집중하도록 하고, 기술 분야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신설하고 남석우 사장에게 맡기는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19일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전자 제공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기존 턴키(일괄 수주) 중심에서, TSMC와 협력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수익구조의 다변화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 벌어진 만큼 고객사 확보에 우선 주력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진만 사장의 경우 2022년말 DSA(미주 DS부문) 총괄로 부임해 최근까지 미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풍부한 북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그는 1989년부터 디램·플래시 설계팀을 거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어 수주 경쟁력은 적임자라는 게 내부 평가다.

삼성전자는 한 사장에 대해 "기술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했고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하다. 공정기술 혁신과 핵심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재의 파운드리 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강화한 것은 책임을 지고 조직을 좀더 체계적이고 집중력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라며 "파운드리사업부장 교체는 새로운 인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쇄신의 단면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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