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집중 어렵다" 56% …사업 차질, 안전 문제 우려 커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려아연 직원 10명 중 7명은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 분쟁 장기화가 결국 인재 유출·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적대적M&A로 인한 임직원들의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닷새간 본사 임직원 약 2000명을 상대로온라인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임직원 중 60%인 1175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 문항은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요인 기본형 측정도구를 참고해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이해도와 업무량 증가 수준, 직·간접적 피로도와 스트레스, 업무 몰입·고용의 불안정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총 18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설문 결과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과 조직 및 구성원에 대한 제언 등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먼저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에서는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 및 우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이 72.8%(855명)로 집계됐다.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59.6%(700명)에 달했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경험을 통해 회사 경영의 안정성과 인적자원 관리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비철금속 세계1위에 밑바탕이 된 핵심인력들의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선 전체 응답자 중 76.2%인 895명이 매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정상적 기업 활동 수행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비즈니스 및 조직 경쟁력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56.3%(661명)는 업무 몰입이 저하되고 있다고 답했다. 조직 내부의 불안감 증대와 어수선한 분위기, 언론 노출에 따른 주변의 우려 증가 등이 원인으로, 일상생활에서도 걱정과 불안을 느낀다는 사람이 무려 62.6%(736명)에 달했다.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분쟁이 회사의 사업과 운영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인원은 96%로 나타났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응답자의 88%를 넘었다.
고려아연 측은 "압도적 다수가 고려아연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에 주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큰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라며 "조직원들 대부분이 투기적 사모펀드 MBK가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단기 시세차익 실현을 위해 인위적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분할 매각등에 나서며 기업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중복 응답 방식으로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다양한 방안도 제시됐다. 응답자의 88.5%는 업무 동기부여와 사기진작을 위해 보상 및 복리후생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적대적 M&A 관련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소통도 강화해 달라는 주문이 80.2%에 달했다.
조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회사의 미래비전과 미션, 핵심가치 등을 지속적으로 전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66.2%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의 53.6%는 임직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사내 행복프로그램(이벤트) 등을 실시해 일터의 만족감을높이자는 의견을냈다. 기타 의견으로는 심리상담과 조직활성화 프로그램 강화 등이 있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오는 3일 이사회를 열고 내달 23일 전후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논의한다. 이에 따라 임시주총을 앞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양호연기자 hy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