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과 4일을 포함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까지 본회의를 총 세 차례 개최한다. 이는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의사일정이지만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극심한 대립이 예상된다.
당장 2일 본회의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서 4조1000억원 규모의 감액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국민의힘은 677조원 규모의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다.
감사원장·검사 탄핵도 정국의 뇌관이다.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지검장 등 검사 3인을 포함한 공직자 4명의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오는 4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보복 탄핵으로 규정하고 저지할 생각이다.
채상병 순직사건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채택과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수싸움도 벌어진다.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채택은 오는 4일,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각각 이뤄지는데 국민의힘은 두 사안에 모두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의 경우 특별위원회 위원 10명의 명단을 국회의장실에 제출하며 절차를 밟고 있고 김 여사 특검법도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국민행동의 날' 장외 집회를 개최하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22대 국회는 출범 이후부터 줄곧 정쟁에만 몰두해 왔다. 정쟁이 심화하며 불명예 기록을 연달아 세우기도 했다. 역대 최장인 95일 만에 '지각 개원'을 한 것도 오명인데 그마저도 1987년 민주화 이후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개원식에 불참하면서 '반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첫 국정감사에서는 동행명령장 발부, 증인 고발이 잇따르면서 20대, 21대 국회의 속도를 추월했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그 사이 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개원 후 세 달 넘게 여야가 합의 처리한 민생 법안을 찾을 수 없었고 지금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주요 현안으로 꼽히는 민생 법안들이 각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고준위방폐장법은 여야가 모두 민생 법안으로 지정한 사안이다.
그러나 여야는 반성은커녕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각각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저마다 민생에 주력할 것을 호소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행태를 겨냥해 "안보도 경제도 민생도 내팽개치고 국정 파괴에만 몰두하는 막장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반대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초부자 감세를 위해 민생과 경제를 파탄 내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쏘아붙였다.
끝없는 정쟁에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남은 임기 내내 여야의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그전에는 21대 국회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최악이라는 평을 들었는데 22대 국회는 이를 넘어서 4년 내내 싸우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무한 대치, 막말, 왜곡, 고소·고발 등 일종의 정치적 내전 상태에 가깝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물론 총선에서 압승한 야당도 양보하거나 바뀔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민생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대 국회는 역대 최악으로 균형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치적으로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횡행하는 상태에서 균형이 무너지면 국가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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